[김종건 전문기자의 V리그 레이더] 신인 드래프트 대박? 확률추첨이 변수

입력 2014-08-1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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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12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벌어졌던 2013∼2014 남자신인 드래프트. 남자부 제7구단 러시앤캐시가 2∼9순위 지명을 포함해 대학 3학년생과 졸업반 11명을 지명했고 국가대표 에이스 전광인(아랫줄 맨 오른쪽)이 전체 1순위로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다. 스포츠동아DB

올해는 남녀 모두 내달 11일 동시 실시
지난 시즌 성적 따라 추첨 확률 차등화

남자부 대학최고 리베로 오재성 한전행?
여자부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헤어지나

메이저리그에서 신인 드래프트는 ‘달빛 속의 미인 고르기’라고 한다. 그만큼 야구는 유망주를 고르기가 어렵다. 배구는 다르다. 될성부른 떡잎은 누구인지 모두가 안다. 간혹 하위지명이지만 좋은 팀과 지도자를 만나서, 혹은 선수가 노력해 성공도 하지만 그리 높지 않은 확률이다. 해마다 나오는 선수 가운데 팀의 주전감은 많아야 4∼5명, 풍년이라고 하는 해에는 팀당 1명 정도 돌아가는 수준이다. 각 구단이 신인 드래프트에 목을 거는 이유는 미래 5년을 책임질 선수를 선택하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2014∼2015시즌 남녀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9월 11일 서울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개최한다. 여자부 오전 11시, 남자부 오후 3시다. 지난해에는 신생팀 러시앤캐시 때문에 남자부 신인드래프트를 8월 12일에 실시했다. 여자부는 9월 10일에 했다. 아마추어 팀에서는 전국체전 출전을 위해 신인드래프트를 늦춰달라고 했지만 KOVO는 2014∼2015시즌 V리그 개막이 10월 18일로 앞당겨 진데다 인천아시안게임 뒤에 전국체전이 열려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신 프로에서 지명한 선수는 프로팀에서 데려가 합숙훈련을 시키다 전국체전 직전에 보내주기로 했다.


● 변수는 확률추첨

2014∼2015시즌 신인선수 선발의 변수는 확률추첨제다. 2013∼2014시즌 성적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남자부는 지난 시즌 7위 한국전력이 50%, 6위 OK저축은행이 35%, 5위 LIG손해보험이 15%의 확률추첨을 한다. 4위 우리카드, 3위 대한항공, 2위 현대캐피탈, 1위 삼성화재는 성적 역순으로 뽑는다. 제1순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한국전력은 대학 최고의 리베로 오재성(성균관대)을 점찍었다. 관심은 대학배구 센터 삼총사 박원빈(인하대) 구도현(성균관대) 진성태(경희대)다. OK와 우리카드 대한항공이 센터를 필요로 한다. 변수는 있다. 우리카드는 센터도 급하지만 김광국의 군입대에 대비해 세터보강도 해야 한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딸 경우, 상무의 센터 신영석과 박상하의 조기전역이 가능하다. 그 상황까지 고려해서 첫 번째 선발을 결정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원하는 센터감이 없을 경우 트레이드로 필요한 선수를 보강할 계획이다.


● 풍요속의 고민 누구를 먼저 찍을 것인가

여자부는 김희진 박정아가 동시에 나왔던 2010∼2011년 이후 가장 자원이 풍부하다. 국가대표 이재영-이다영 자매, 하종화 감독의 딸 하혜진 등 미래가 밝은 선수가 많다. 누가 제1순위를 쥐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은 흥국생명이다. 지난 시즌 6위 흥국생명이 50%, 5위 현대건설이 35%, 4위 한국도로공사가 15% 확률이다. 3위 KGC인삼공사, 2위 IBK기업은행, 1위 GS칼텍스 순으로 지명권이 넘어간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아직 누구를 할지 결정하지 않았고, 했다 해도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흥국생명은 세터 조송화의 능력을 믿고 공격수 이재영 혹은 하혜진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미래를 보고 세터 이다영을 선택하느냐를 고민한다. 이재영이 온다면 레프트 한 자리는 해결된다. 공교롭게도 KOVO컵 때 레프트 신연경이 부상당했다.

공격능력은 탐나지만 대신 세터 한 명을 잘 뽑으면 앞으로 몇 년은 걱정이 사라진다. 그래서 공격수보다는 세터를 더욱 높게 평가하는 것이 배구의 일반상식이다. 물론 김연경 급이라면 예외다. 흥국생명은 먼 미래와 당장 다가올 시즌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게다가 이재영에게 당장 팀의 운명을 걸기도 어렵다. 인천아시안게임이 끝날 때까지는 훈련을 함께 할 수 없다. 세터는 공격수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리스크가 크다.

현대건설은 염혜선이라는 확실한 세터가 있어 고민이 덜하다. 이재영을 잡으면 팀의 퍼즐이 맞아 떨어진다. 레프트 정미선이 부상으로 시즌 출전이 불투명 해 더욱더 필요하다. 최근 팀의 지원이 많이 줄어든 KGC인삼공사는 센터 한 명만 뽑을 생각이다. 신인드래프트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을 정도로 요즘 팀의 지원이 줄었다.

6위, 7위를 한꺼번에 뽑는 GS가 의외로 실속을 차릴 가능성도 있다.


● 2014 월드그랑프리에서 득점 신기록 세운 김연경

세계랭킹 10위의 한국여자배구가 2014 월드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에서 3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11일 세계랭킹 6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에이스 김연경이 그랑프리 역대 한 경기 최다득점기록(42득점)을 세우는 대활약에 힘입어 세트스코어 3-1(21-25 25-21 27-25 25-22)로 역전했다. 한국은 상파울루 원정에서 1승2패를 기록한 뒤 마지막 시리즈가 벌어지는 마카오로 이동했다. 상대는 세계랭킹 3위 일본, 5위 중국, 7위 세르비아다.

세계랭킹 1위 브라질, 2위 미국에 연달아 0-3으로 패하며 높이의 벽을 실감했던 한국은 장신의 러시아를 상대로 해법을 찾았다. 관건은 서브리시브였다. 서브를 얼마나 정확하게 세터 이효희에게 배달하느냐에 따라 벽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러시아의 블로킹이 김연경에게 집중하는 틈을 타서 세터 이효희가 김희진(13득점) 이재영(12득점)을 이용해 차곡차곡 점수를 뽑았다. 김연경의 공격성공률이 58%를 기록할 정도로 확률 높은 배구를 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우리가 어떤 배구를 해야 할지 답이 나온 셈이다.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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