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1인당 관전 비용 17만원…웸블리스타디움이 한적한 이유

입력 2014-08-1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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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뮤니티실드 현장 분위기

아스널, 맨체스터시티 잡고 10년만에 우승
값비싼 티켓·기차값…경기장 매진 실패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챔피언 맨체스터시티와 FA컵 우승팀 아스널의 커뮤니티실드가 11일(한국시간)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아스널은 산티아고 카솔라, 아론 램지, 올리비에 지루의 연속골로 3-0 승리를 거두고 10년 만에 커뮤니티실드 트로피를 되찾았다.

두 팀은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지만 9만명을 수용하는 웸블리스타디움을 가득 채우지 못했다. 좌석 군데군데가 비었다. 아스널의 연고지역인 북런던은 웸블리에서 멀지 않다. 아스널은 일치감치 배정 받은 티켓을 시즌권 보유자와 로열티 높은 유료회원들에게 모두 팔았다. 반면 맨체스터시티는 일반 판매로 티켓을 풀었으나 매진에 실패했다. 맨체스터시티에 배정된 3층은 심할 정도로 비었다. 이날 관중은 총 7만1523명.

맨체스터시티 팬들은 지방에서 이동하기에 부담이 컸다. 티켓 가격만 평균 30파운드(약 5만2000원). 이동수단이 더 문제였다. 맨체스터에서 런던까지 기차로 2시간 반 걸리고, 가격도 비싸다. 예매하지 않으면 편도가격만 80파운드(약 14만원)다. 게다가 경기가 열린 일요일은 평일보다 기차가 많지 않다. 이날 런던에서 맨체스터까지 돌아가는 기차시간이 애매해 막차를 타려면 경기가 끝나기 전 자리를 뜨거나, 숙박료가 비싼 런던에서 하루 묵는 수밖에 없었다. 구단에서 버스를 제공했지만, 왕복 39파운드(약 6만7000원)였다. 버스로는 편도 4시간 반 걸리는 거리라, 왕복하면 9∼10시간이다. 한 경기를 위해 1인당 약 100파운드(약 17만원) 정도를 써야 하는데 부담스럽기 그지없다.

스폰서와 VIP를 위한 표도 문제였다.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경기마다 스폰서에게 많은 티켓이 배정되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다. 벤치 근처 구역은 일반팬들이 살 수 없는 곳이다. 웸블리스타디움 10년 시즌권 구매자 또는 스폰서에게 배정되는 자리인데, 그 구역이 역시 많이 비었다.

이러한 문제점은 매년 제기돼왔으나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지방 팬들을 배려해 더 많은 교통수단을 제공하거나, 커뮤니티실드 장소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구단이 배정받은 티켓을 팔지 못하면 일반 구매자도 살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런던|허유미 영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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