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명 “아빠가 던진다, 금빛 창!”

입력 2014-08-1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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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박재명은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 다시 대표팀에 복귀했다. 스포츠동아DB

■ ‘창던지기 간판’ 2년 만에 대표 복귀

도하-金·광저우-銀 ‘한국육상 대들보’
운동·학업 병행…박사 학위까지 취득

‘79m71 대회新’ 전국체전 4연패 건재
“아이들 응원 덕분…82m 이상이면 金”

대한육상경기연맹은 12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국가대표 선수단 발대식을 열고, 남녀대표 총 65명을 발표했다. 한국육상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원정대회 최다인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연맹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5개, 동메달 10개를 목표로 삼았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베테랑 선수들의 분전이 필요하다. 남자대표 34명 가운데는 50km 경보 박칠성(32·삼성전자), 110m 허들 박태경(34·광주광역시청) 등 7명의 30대 선수가 포함돼 있다. 7명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는 창던지기에 출전하는 박재명(33·대구광역시청)이 유일하다.


● 2년 만에 대표 복귀한 ‘박사’ 선수

박재명은 남자 창던지기의 간판이다. 2002년 제6회 전국실업대회에서 80m96의 한국기록을 세우며 마의 80m 벽을 넘은 이후 기록경신행진을 이어갔다. 2003년 81m46, 2004년 83m99로 한국기록을 늘려갔다. 83m99는 무려 10년간 깨지지 않고 있다. 박재명은 2004아테네올림픽 이후 부진의 늪에 빠지기도 했지만, 2006도하아시안게임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79m30의 기록으로 시상대 정상에 섰다. 도하대회에서 한국육상이 획득한 유일한 금메달이었다. 4년 뒤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79m92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재명은 2011아시아육상선수권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이후 국내대회에 집중하면서 학업에 힘썼다. 결국 2012년 모교인 한체대에서 ‘남자 창던지기의 운동역학적 분석’이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 강단에 섰다. 그러나 안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로 결심하고, 만 2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박재명은 “대표선수로선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79∼80m면 메달, 82m 이상이면 금메달이라고 예상한다.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 ‘아빠 자랑’에 여념 없는 7세 딸…아버지의 이름으로 금 도전

지난해 10월 인천에서 열린 제94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남자 창던지기 경기. 박재명은 79m71의 대회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4연패의 위업이었다. 특히 이 경기에선 가족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그는 “앞선 시기까지는 1등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내가 딸 지우(7), 아들 지환(4)이를 데리고 경기장에 도착한 순간부터 잘 풀려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며 웃었다.

딸 지우는 언젠가부터 ‘운동선수 아빠’의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에 가면, 선생님들에게 “스마트폰으로 우리 아빠 검색해보세요”라며 자랑한다. 박재명은 그런 딸을 보면 흐뭇하기만 하다. 힘든 훈련을 견뎌낼 수 있는 힘도 자녀들에게서 나온다. 그는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도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경기장에 응원을 온다고 했다. 지우와 지환이에게 자랑스럽고, 멋진 아빠가 되고 싶다. 아시안게임을 잘 마무리한 이후엔 다시 교수의 꿈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태릉선수촌|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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