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돌아오니 송승준 부상

입력 2014-08-18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치열한 4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롯데가 주축 선수들의 이탈과 합류로 울고 웃었다. 주전포수 강민호가 1군에 올라오며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를 가졌지만 송승준이 발목인대 부상으로 17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등판하지 못하면서 김시진 감독(사진)이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갈 길 바쁜 롯데, 잦은 엔트리 변경 왜?

송승준 숙소 샤워실서 오른발 미끄러져
정대현 등 핵심 투수 공백 이어 또 악재
강민호 복귀 그나마 위안…1군 선발 강행

4위 수성이 위태롭기만 한 롯데에 희망과 탄식이 동시에 날아들었다. 포수 강민호가 1군으로 올라왔다는 소식이 날아들자마자 17일 두산전 선발로 예고됐던 송승준이 오른 발목 인대를 난데없이 다쳤다. 돌발 상황이 발생하자 롯데는 선발을 이상화로 교체하고, 두산의 양해를 구했다. 롯데는 혹시라도 4강 싸움에 필사적인 선수단에 불길한 징조로 다가올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 송승준, 하필 이 때에…

롯데 김시진 감독은 17일 경기 전, 덕아웃을 찾아와 정민태 투수코치가 어떤 보고를 하려하자 “네 얼굴만 봐도 무섭다”고 말했다. 김성배, 정대현, 강영식, 홍성민, 최대성 등 하룻밤 자고 나면 사라지는 것 같은 투수진 사정에 속이 타들어간다. 이 와중에 이닝이터 송승준마저 황당 부상으로 17일 두산전 선발 펑크를 냈다. 이날 아침 숙소에서 샤워를 하고 욕조를 나오려다 바닥에 오른발이 미끄러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큰 부상은 피했으나 오른 발목 복숭아뼈 주위 인대가 부었다. 롯데 트레이너 파트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으나 17일 선발은 도저히 무리였다.

송승준은 바로 김 감독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사죄’했다. 김 감독은 몸 관리소홀의 책임을 물어 구단 내규대로 200만원의 벌금을 물렸다. 송승준은 17일 잠실에 비가 쏟아지기를 누구보다 바랐다. 자기 탓에 팀에 피해를 미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가 하루 밀리면 18일 선발로라도 나갈 기세였다. 그러나 큰 부상은 아니지만 2∼3일은 무조건 쉬어줘야 될 형편이다.


● 강민호, 지금 이 순간에

반면 돌아온 강민호는 17일 바로 선발로 출전했다. 김 감독은 “2군에서 강하게 추천했다”고 예상보다 빠른 복귀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강민호는 퓨처스리그 6경기에서 18타수 9안타 9타점을 기록했다. 9안타 중 5개가 홈런이고, 3개가 2루타였다. 16일 한화 2군 경기에서 3타수 3안타를 쳐내자 더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정확히 10일 만에 1군 복귀한 강민호는 “그동안 평탄한 길만 걸어온 것 같다. 어려운 길을 헤쳐 나가는 경험도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김해 상동에서 2군 선수라는 마음으로 훈련했다. 일부러 롯데 야구도 보지 않고, 2군과 똑같이 훈련하려 했다”고 말했다. 2005년 1군 주전으로 올라선 뒤, 야구 못해서 2군에 내려간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다시 돌아온 강민호가 인사를 하러 오자 김 감독은 “나, 너 못 믿는다. 이제는 행동으로 보여 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롯데와 강민호가 절체절명의 순간에 한배를 탔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