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결국 부상자 명단

입력 2014-08-18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류현진. 동아닷컴DB

15일짜리 DL…매팅리 감독 “복귀시점 미정”
멀어진 다승왕 불구 가을대비 완벽 재활 중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의 부상이 어느 정도이기에….

엉덩이 근육을 다친 류현진(사진)이 결국 16일(한국시간) 부상자명단에 등재됐다. 어깨부상을 입은 5월 이후 올 시즌에만 두 번째로 15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이같은 소식을 접한 LA 다저스 팬들은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여야 할 8월에만 부상자명단에 오른 선수가 총 6명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핸리 라미레스(옆구리), 조시 베켓(엉덩이), 폴 마홀름(무릎), 크리스 페레스(발목), 파코 로드리게스(등)에 이어 류현진마저 엉덩이 근육 손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했다. 게다가 16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서는 주전 3루수 후안 우리베마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전력에 구멍이 생겼다. 우리베는 17일 15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즌 내내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부진이 이어지며 다저스가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17일 까지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를 4.5게임차로 앞서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팀인 다저스의 목표는 단순히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것이 아니다. 1988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오르지 못한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하는 것이 1차 목표다. 그러나 부상 병동 신세에서 하루 속히 벗어나지 못하면 올 시즌도 우승의 꿈을 이루기 힘들다.


● 류현진 부상 상태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해

현재로선 류현진의 부상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결장해야할지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16일 밀워키전에 앞서 인터뷰에 나선 류현진은 ‘현재 컨디션을 설명해 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른쪽 엉덩이 부상을 당한 지난 1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 때 통증이 10이라면 현재는 7정도 된다”고 밝혔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팔꿈치나 어깨를 다친 것보다는 훨씬 낫지만 흔히 발생하지 않는 부상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언제 복귀할 지 알 수 없다”며 “며칠 더 상태를 지켜본 후 재활 프로그램을 짤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큰 부상이 아니기 때문에 시즌을 일찌감치 접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희망사항을 전했다. 류현진이 복귀할 때까지는 최근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영입한 케빈 코레이라가 임시 선발로 활약하게 된다.


● 팬들 “휴식 후 천천히 복귀하는 게 바람직”

“류현진은 그 어느 누구보다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천천히 복귀하는 것이 좋다. 다저스는 지금보다 플레이오프에서 류현진의 활약이 절실하다.”

류현진이 올 시즌 두 번째로 부상자명단에 오르자 다저스 팬들은 이처럼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이 영상 수상 경험이 있는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와 더불어 ‘빅3’로 불리며 다저스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했던 류현진의 공백이 그만큼 크게 느껴진다는 뜻이다. 게다가 다저스 선발진 중 가장 먼저 12승에 도달했던 그레인키가 최근 3경기에서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16일 열린 친정팀 밀워키와의 홈경기에서는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볼넷을 5개나 허용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5회까지 투구수가 무려 99개나 되자 매팅리 감독은 2-0으로 앞선 6회부터 일찌감치 불펜을 가동해야 했다. 결국 다저스는 8회에만 5점을 내주며 3-6으로 역전패 당하고 말았다. 류현진의 전력 이탈과 그레인키의 난조로 커쇼 혼자 고군분투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26년 만의 우승을 희망하고 있는 다저스 팬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 다승왕 도전 사실상 물거품

고속 슬라이더와 낙차 큰 커브를 앞세워 승승장구하던 류현진이 당분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함에 따라 사실상 다승왕 도전은 물거품이 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웨이버 공시를 통해 영입한 로베르토 에르난데스와 코레이라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어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살얼음판 같은 리드를 지키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류현진이 서둘러 복귀할 이유가 현재로서는 없다.

지난 5월 류현진은 24일 만에 어깨 부상을 딛고 현역 로스터에 합류한 후 4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든 후 복귀하는 것이 본인은 물론 팀을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플레이오프에서 류현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미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경험도 쌓았기 때문에 어떤 팀의 3선발과 견줘도 부족함이 전혀 없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은 분명 안타까운 일이지만 류현진에게 거는 팬들의 기대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