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비빌 언덕은 결국 니퍼트와 칸투다

입력 2014-08-1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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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칸투(오른쪽). 스포츠동아DB

결국 두산이 비빌 언덕은 더스틴 니퍼트(33)와 호르헤 칸투(32)였다. 두산은 역시 둘이 투타에서 중심축을 잡아줘야 4강 진출의 희망을 노래할 수 있다. 16일과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주말 롯데 2연전에서 니퍼트와 칸투가 에이스와 4번타자로 제몫을 하자 모처럼 두산다운 야구로 낙승을 거둘 수 있었다.


● 니퍼트, 두산을 넘어 외국인투수 신화에 도전

니퍼트는 3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등판(6이닝 4실점 패전)한 뒤 등근육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그리고 13일 만인 이날 선발등판했다. 6이닝 7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니퍼트는 팀의 9-2 승리를 이끌며 시즌 10승 고지에 올랐다. 외국인투수로는 사상 최초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 새 역사를 썼다. 아울러 한국프로야구 개인통산 48승으로, 앞으로 2승을 추가하면 한 팀에서 50승을 거두는 최초의 외국인투수가 된다. 종전 기록은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이 기록한 49승. 리오스는 2002년부터 2007년까지 6년간 개인통산 90승을 올려 역대 외국인투수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데, KIA에서 41승을 기록한 뒤 2005년 두산으로 이적해 49승을 거둔 바 있다. 랜들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간 두산에서만 활약하며 49승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부상 후유증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반가웠다. 이날 최고구속 155km의 강속구를 앞세워 건재함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두산 선발 마운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유희관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새 외국인투수 유니에스키 마야도 아직은 신통찮다. 2군에서 올라온 노경은도 여전히 불안하다. 두산은 니퍼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약점이지만, 결국은 니퍼트를 중심으로 선발 마운드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16일 롯데전을 보면 답이 나온다. 니퍼트가 에이스로 중심축을 잡아주면서 두산은 팀 전체가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다.


● 칸투, 두산다운 공격력 부활의 핵심

니퍼트가 에이스로 화려하게 복귀했다면 칸투는 모처럼 4번타자다운 방망이로 타선을 이끌었다. 16일 롯데전에서 2루타 2방과 희생플라이를 치면서 3타점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팀의 9-2 승리에 기여했다. 칸투가 멀티타점을 올린 것은 7월 4일 잠실 삼성전 이후 처음이었다.

그러더니 17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의 7-4 승리를 이끌었다. 3-3 동점인 5회말 2사 1·3루서 3루수 앞 땅볼로 아웃판정을 받은 그는 벤치를 향해 적극적인 시그널을 보내면서 심판합의판정 번복을 이끌어냈다. 두산으로선 올 시즌 합의판정에서 7차례 모두 실패만 거듭하다 이날 처음 이겨 ‘7번8기’에 성공했다. 이 점수는 결국 결승점이 됐다. 칸투는 7회말 1사 3루서도 좌익수 앞에 빗맞은 안타를 치며 5-3으로 달아나는 타점을 올렸다. 비록 이날 행운의 안타 2개로 2타점을 올렸지만 전날에 이어 그가 2연속경기 멀티타점을 올리자 두산은 한결 수월하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칸투는 15일 목동 넥센전을 포함해 최근 3연속 경기 멀티히트다. 6월 13~15일 대구 삼성 3연전에서 3안타~3안타~2안타를 기록한 뒤 무려 두 달 만에 기록한 3연속경기 멀티히트 기록이다. 시즌 타율은 0.317(303타수 96안타)로 올랐고, 시즌 타점도 66개로 늘었다. 이제 7월 4일에 기록한 시즌 18호 이후 잠자고 있는 홈런포만 터진다면 금상첨화다.

시즌 초반 불방망이를 휘두르던 칸투도 몸이 여기저기 좋지 않았던 게 사실. 그러면서 타격 사이클도 떨어졌다. 14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는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최근 4번타자로 중심을 잡아주자 두산다운 화려한 공격이 펼쳐지고 있다. 결국 두산이 살 길은 마운드에서 니퍼트가 에이스 몫을 해주고, 타선에서는 칸투가 4번타자다운 활약을 해주는 수밖에 없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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