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경쟁…재방송도 전쟁이다

입력 2014-08-19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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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방송이라고 무시하면 큰 코 다친다. 2회 분량의 방송을 한 편의 영화처럼 편집한 재방송이 인기다. 올 초 방송한 KBS 2TV ‘태양은 가득히’와 현재 방송 중인 SBS ‘괜찮아, 사랑이야’는 그동안의 재방송 패턴에서 벗어나 눈길을 끌었다. 사진제공|KBS·SBS

광고없이 2회분 연속방송 몰입도 높아
시간 때우기서 본방 시청률 확대 효과


이제는 재방송도 치열한 경쟁의 공간이 됐다.

과거 재방송은 주말 오후 1∼3시대 주력 예능프로그램 방송 전 ‘시간 때우기’의 성격이 강했다. 당연히 재방송 시청률은 무의미했다. 하지만 최근 본 방송 시청률만큼 중요도가 높아졌다. 굳이 시간을 맞춰 본 방송을 챙겨보기보다 재방송으로 몰아보려는 시청자가 늘어나면서 재방송 시청률이 본 방송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과거 주말 재방송은 한 주 전 본 방송한 프로그램의 2회분을 편성해 한 편이 끝나면 광고를 내보내고 나머지 한 편을 다시 방송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시청자가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편집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본 방송에 나왔던 장면이 재방송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때의 재방송 역할은 어디까지나 본 방송을 보지 못한 시청자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이었다.

여기에 더해 최근의 재방송은 광고 없이 연속으로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추세가 되고 있다. 이는 본 방송보다 더욱 간결하고 시청의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는 최근 1, 2회를 120분물로 재편집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을 줬다. 올해 초 MBC ‘앙큼한 돌싱녀’도 1, 2회를 한 회로 묶었으며, KBS 2TV ‘태양은 가득히’는 극 초반 다소 복잡한 스토리를 부담스러워 하는 시청자를 위해 1∼6회를 하이라이트로만 엮어 내보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처럼 이전까지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가 시청자에게 신선함을 안기면서 본 방송 시청으로까지 끌어들이고 있기도 하다.

방송사가 이처럼 재방송에 신경을 기울이는 것은 결과적으로 본 방송의 시청률을 높이려는 의도 때문이다. 본 방송의 시청률이 높을수록 광고가 많이 따라붙는 건 당연지사. 해외 판권 판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광고시장의 위축 등 방송환경의 변화에서 최근 재방송 형태의 추세를 읽는 전문가도 있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최근의 재방송 형태는 시청의 밀도를 높일 수는 있다. 하지만 빠르게 달라지는 방송환경과 광고시장의 위축으로 인해 2회분을 내보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거나 본 방송과 달리 편성 시간의 제약 때문에 짧게 내보낼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고 짚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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