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피아니스트’ 신지호 “두 눈 안에 담긴 감정을 음악으로”

입력 2014-08-22 11: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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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호.사진|SG엔터테인먼트

최근 새 앨범 ‘아이 이모션’을 발표한 신지호(27)는 자신을 ‘팝 피아니스트’로 소개한다.

“듣는 피아노와 보는 피아노가 공존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서” 직접 만들어 붙인 이름이다.

그가 말하는 ‘보는 피아노’는 자신의 외모가 아니라 퍼포먼스. 즉 자신이 무대에서 “피아노 연주를 즐기는 모습을 관객과 공유하고 싶다”는 의미다.

신지호는 눈(眼)에 집착한다. 사람을 볼 때도 눈을 먼저 본다.

“사람은 눈이 모든 걸 말해준다는 철학”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앨범도 “내 두 눈 안에 담긴 감정을 담았고, 사람들이 그걸 또 눈으로 보게 하고 싶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는 공연을 할 때면 항상 관객에게 이런 부탁을 한다. “내 공연을 여러분의 두 눈 안에, 두 귀에 새겨 달라”고.

신지호는 이미 TV를 통해 얼굴이 많이 알려졌다.

SBS ‘스타킹’에서 ‘닉쿤 닮은 피아니스트’로 유명세를 탔고, 헨리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피아노 배틀 장면을 재연해 큰 화제를 모았다.

앞서 뮤지컬 ‘모비딕’에 3년간 출연했고, KBS 2TV 드라마 ‘사랑비’에도 출연했다. 뮤지컬 ‘국화꽃 향기’에서 음악감독을 맡아 자신의 창작곡을 소개했고, 강효진 감독의 독립영화 ‘나쁜 피’의 음악감독도 맡았다.

지금 그에겐 뮤지컬 배우 겸 음악감독. 영화 음악감독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었다.

신지호는 ‘절대음감’을 가졌다.

4살 때 어느 만화영화 삽입곡에 빠져 “다시 듣고 싶은 마음”으로 피아노 연주를 했다.

놀란 부모는 신지호를 곧바로 피아노 학원에 보냈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예술중학교에 가겠다”고 선언했다. 부모는 “취미로만 하라”고 반대했다. 부모의 강권에 대중가요도 못 듣고, 클래식만 들을 수 있었다.

중2 과정이 끝나갈 무렵 신지호는 미국 테니시주 낙스빌이라는 한 시골마을로 유학을 ‘보내졌다’. 전교생이 1000명도 되지 않은 시골학교에서 중3 과정부터 시작했다. ‘피아노에 신경 쓰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시골의 엄격한 학교를 다녔지만, 오히려 그에게 피아노 인생을 열게 해준 결정적 계기가 됐다.

유학 초기, 영어도 못하고 친구도 없던 그는 방과 후면 강당에 있는 피아노를 쳤다. 그 모습을 본 학교 오케스트라 담당 교사가 그를 악단에 가입시켰다.

신지호가 오케스트라에서 피아노를 맡으면서 그 학교는 주 대회 1등도 하고, 신문에도 자주 등장했다. 그 작은 시골학교는 신지호 덕분에 미국 전역에 이름을 알려졌다.

이런 성과로 2001년, 2005년 두 차례 당시 미국 대통령 표창을 받고, 미국의 50개주 주지사 모임에서 피아노 연주도 했다.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결국 신지호는 음악공부를 허락받았다.

“어릴 적부터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해 꾸준한 연습이 필요했다. 그리고 나는 절실하게 피아노를 쳐야 했다.”

신지호는 처음엔 인디아나주립대에 진학했다. 자신의 길이 보이지 않아 2학년을 마친 후 휴학했다. 그리고 보스턴 버클리음대에 다시 진학하기로 했다.

그 사이 그는 영화 ‘괴물’과 ‘왕의 남자’, 애니메이션 ‘슈퍼마리오’ OST, 아이비의 ‘유혹의 소나타’, 심지어 애국가까지 여러 음악을 자신의 개성대로 편곡해 피아노로 연주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버클리음대 졸업 학기를 앞두고 그는 “내 음악을 알리고 싶어” 2010년 한국에서 첫 앨범을 냈다. 이때 그는 이미 ‘UCC 스타’였다.

이번 앨범은 4년 만의 음반이자, 자신의 두 번째 작품이다. ‘아이 마이너스 유’ 등 수록곡 5곡은 모두 자신의 옛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저거 딱 신지호다’ ‘신지호스럽다’는 말이 좋다. 나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이 있고, 나만의 브랜드가 있다는 의미다. 훗날 ‘세상에 이런 피아니스트는 없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사진제공|S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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