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포수 최경철. 스포츠동아DB
LG 포수 최경철(34·사진)은 2004년 1군 데뷔 후 11시즌 만에 드디어 주전 포수가 됐음을 실감한다. 23일까지 93경기에 출장해 237타수(타율 0.215)를 기록했다. 이미 개인 최다출장 최다타수 기록이다. 그러나 정작 최경철은 타격 성적은 잘 챙겨보지도 않는다.
‘어떻게 하면 주전 포수로서 투수들의 성적을 도울지’를 머릿속에서 그리기 바쁘다. 실질적으로 백업포수는 김재민뿐인 상황이라 순위 싸움이 치열한 와중에 매 경기 전력을 쏟는 것이 불가피하다.
LG 양상문 감독도 이 상황을 모르지 않기에 최경철의 체력부담을 덜어주는 데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제 주전포수의 ‘특권’인 경기 전 훈련 열외도 받고 있다. 타격 훈련 외에 러닝만 한 뒤 휴식을 취할 때가 많다. 블로킹 등 수비훈련은 따로 하지 않고, 대신 힘을 모았다가 실전에 집중한다.
아무리 그대로 첫 풀 시즌이라 지칠 법도 하건만 “이제 한 고비는 넘겼다”고 양 감독은 진단했다. 김정민 배터리코치는 “워낙 착하고 성실한 선수”라 견딜 것이라고 낙관한다. 김 코치는 “포수는 성격이 좋을 필요가 있다. 성격이 좋아야 투수와 원만한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 반대급부로 투수가 포수를 쉽게 여길 수 있는데 이제 실력과 성실성으로 투수들의 신뢰를 얻어가는 단계다.
최경철의 또 하나의 장점은 수준급 미트 질이다. 상대팀 타자들이 “사기 치지 말라”고 핀잔(?)을 줄 정도라고 말한다. 그러나 김 코치는 “아직 멀었다. 더 자연스럽게 잡아야 심판들이 인정해줄 것”이라고 애정 어린 비판을 가했다. 최경철이 “김 코치님에게 매일 혼난다”라고 말하면서도 신바람이 나 있는 이유라 할만하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