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대중에게 받은 사랑…혼내면 다 듣겠다”

입력 2014-08-27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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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빚어진 논란 속에서 새 영화 개봉을 맞는 송혜교. 그래도 식지 않는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그는 카메라 앞에 나섰다. 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선천성 조로증 아들 둔 엄마 송혜교

세금 탈루 논란 질책에 해명-사과-반성
개인적 문제 별개로 영화 평가받고싶어
연기중 놓친 부분 강동원 꼼꼼히 챙겨줘


“인터뷰를 하는 게 맞는 일인지 고민했다.”

연기자 송혜교(32)가 다시 입을 열었다. 최근 불거진 25억원 세금 탈루 논란의 중심에 선 그는 주연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시사회장에서 자신의 ‘무지’를 해명하고 사과했다. 민감한 ‘세금’ 문제에 연루된 탓인지 한 번의 해명에 그치지 않았다.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혜교는 인사를 나누기 무섭게 ‘논란’에 관해 입을 열었다.

“지금껏 대중에게 받은 사랑이 있다.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를 혼낸다면 다 듣겠다. 안일한 생각이 처음부터 문제였다.”

‘두근두근 내 인생’의 9월3일 개봉을 앞두고 그는 때마침 터진 세금 탈루 문제로 연일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만약 언론과 만나는 자리마저 없었다면 혼자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앞에 나와 사람들의 질책을 듣고 내 마음을 전달할 수 있어 어쩌면 다행이다.”

덤덤하게 말했지만 속내는 다른 듯했다. “내 개인적인 문제와 별개로 영화는 온전히 평가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조심스레 내비치기도 했다.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사진제공|영화사 집


송혜교가 택한 ‘두근두근 내 인생’은 이미 동명의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이야기. 17살에 부모가 돼 16살인 아들을 둔 부부가 주인공. 그 아들은 선천성 조로증을 앓고 있다. 몸은 이미 80대 노인이다. 낯설어 더 시선이 가는 줄거리다. 더불어 이 영화는 송혜교의 첫 ‘엄마’ 연기이자, 한때 ‘열애설’에 휩싸였던 상대 강동원과 함께한 부부 호흡으로도 관심을 끈다.

“흔한 신파영화가 아니라서 끌렸다. 웃음 안에서 눈물을 흐르게 하는 힘이 있다. 그게 좋았다. 철없는 아빠, 말괄량이 엄마의 모습도 매력적이고.”

송혜교는 “만약 모성애가 강한 엄마 역할이었다면 어려웠을 것 같다”고 했다.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감정이기 때문이다.

“흉내만 낸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었을 텐데 다행히 주인공 미라는 실제 내 나이와도 같고 명랑하고 긍정적인 사람이다.”

영화를 찍으며 그는 자신의 엄마가 많이 떠올랐다고 했다.

“내가 초등학교 때 어린이날이면 엄마는 놀이공원에 가자고 했다. 나는 차 막혀 가기 싫다고 했고.(웃음) 난 마치 애늙은이 같았고, 반대로 우리 엄만 에너지가 많은 분이다.”

4년 전 단편영화 ‘러브 포 세일’에서 처음 만나 이후로 친한 친구가 된 강동원과 맞춘 호흡도 송혜교에겐 각별했다.

“덜렁대는 내가 놓치는 부분을 강동원은 꼼꼼하게 챙겨줬다. 아주 좋은 파트너다.”

물론 친구인 강동원은 반기지만 영화에서 그가 연기한 철부지 남편 대수는 “글쎄”다.

“남편과 아들 있는 어른들이 ‘아들 둘 키운다’고 하는 이유를 이 영화를 찍고 나니 알겠더라. 강동원에겐 미안하지만 만약 대수가 남편이면 속 터질 것 같다.(웃음) 한 대 쥐어박고 싶을 때도 있고. 그래도 대수가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참 예쁘게 보인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송혜교가 30대에 접어들어 선택한 첫 한국영화다. 2010년 저예산 영화 ‘오늘’에 참여하고 4년 사이 그는 “조금 변했다”고 돌이켰다.

“20대 땐 무조건 나만 잘 보이고 싶었고, 나만 생각했다. 연기에 대한 책임감도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내가 아닌 다른 이를 더 돋보이게 하는 연기가 중요하단 걸 알게 됐다.”

송혜교는 최근엔 중국영화에서 더 활발히 활동한다. 지난해 개봉한 왕자웨이 감독의 ‘일대종사’에 이어 얼마 전 우위썬 감독이 연출한 시대극 ‘태평륜’ 촬영도 마쳤다. 이 영화는 1, 2부로 나뉘어 올해 12월과 내년 4월 개봉한다. 로맨틱코미디 ‘나는 여왕이다’ 개봉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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