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리오단 “LTE급 승부 내가 No.1”

입력 2014-08-27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14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가장 빠른 볼카운트에서 공격을 결정하는 타자는 넥센 서건창(왼쪽)이다. 타석당 투구수 3.48개로 1위다. 규정 투구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는 LG 리오단이 이닝당 15.54개의 최소투구로 가장 경제적인 피칭을 했다. 스포츠동아DB

■ 타석당-이닝당 투구수의 미학

유혹의 기술 좋은 투수가 투구수도 적어
이용규 평균 4.42개, 투수 가장 괴롭혀
노경은 이닝당 18.73개 가장 많이 던져

야구는 ‘누가 상대팀보다 더 많은 득점을 올리느냐의 싸움’이다. 그러나 그 싸움을 좁혀 보면 양 팀이 9회까지 아웃카운트 27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게임이다.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투수와 타자가 공 1개마다 전략과 전술, 기술싸움을 벌이게 된다. 투구수 자체가 승부의 전부는 아니지만, 야구는 투구수만 놓고 봐도 어느 정도 투수와 타자의 기량과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투구수 또한 야구를 즐기는 또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


● 이닝당 투구수 가장 많은 노경은…투구수 가장 적은 리오단

올 시즌 이닝당 투구수가 가장 적은 투수는 누구일까. 25일까지 규정이닝을 넘긴 투수 23명의 기록을 뽑아 보면 LG 리오단이 이닝당 15.54개로 가장 적다. 이어 NC 찰리(15.76개)와 에릭(16.07개), 삼성 마틴(16.36), LG 우규민(16.37), 삼성 윤성환(16.39)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컨트롤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직구처럼 날아오다 살짝 떨어지거나 변형되는 유형의 투구를 구사한다. 공격적으로 던지고, 상대 타자의 방망이가 나올 수밖에 없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투구수가 적다.

반대로 이닝당 투구수가 가장 많은 투수는 두산 노경은으로 18.73개를 기록했다. 롯데 송승준(18.34개)과 LG 류제국(18.10개)도 1이닝을 넘기는 데 18개 이상의 공을 던지는 투수로 집계됐다. 17승으로 다승 1위를 달리는 밴헤켄은 8월의 부진 탓에 이닝당 투구수가 17.57개로 급증해 4위에 랭크됐다.

전부는 아니지만, 이닝당 투구수가 많은 투수들은 대부분 타자와의 승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면서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경기당 이닝수에서 노경은은 평균 4이닝, 송승준은 평균 5이닝만 책임지고 있다. 이닝당 투구수가 투수의 능력을 가르는 기준은 아니지만, 이닝을 길게 먹는 투수(이닝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총알’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한 것만은 사실이다.


● 투구수 늘리는 타자 1위 이용규…승부 빠른 타자 1위 서건창


타자는 빠른 승부를 즐기는 타자와 투수의 투구수를 최대한 늘리는 끈질긴 타자로 나뉜다.

투수의 투구수를 늘리며 괴롭히는 대표적인 타자는 한화 이용규다. 25일까지 411타석에서 1816개의 투구를 상대해 타석당 투구수는 4.42개로 산출됐다. 넥센 박병호가 4.33개로 뒤를 이었다. 이용규와 박병호의 스타일은 다르다. 이용규는 흔히 말하는 ‘용규놀이’로 끊임없이 파울을 치며 좀처럼 타석에서 물러나지 않는 스타일이고, 거포인 박병호는 선구안과 타석에서의 인내심이 빼어난 데다 상대 투수들이 피해가는 피칭을 하면서 투구를 많이 상대한다. LG 7번 이병규(4.33개)와 롯데 정훈(4.25개), 삼성 박석민(4.25개)도 투수들의 진을 빼는 타자로 나타났다.

반면 타석에서 빠른 승부를 펼치는 ‘초전박살형’으로는 넥센 서건창이 대표적이다. 타석당 3.49개의 볼을 상대하고 있다. 이용규와는 다른 유형의 리드오프로, 투구수를 최대한 많이 늘리는 전통적인 1번타자의 모습은 아니다. 그러나 서건창은 초구 공격시 타율은 0.439에 이른다. 초구를 좋아할 뿐 아니라 잘 공략하면서 최고의 리드오프로 자리를 잡고 있다. 기록상으로 한화 피에(3.54개)와 모창민(3.55개), KIA 김주찬(3.61개)도 공격적인 성향의 타자로 나타났다.


사직|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