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의 힘’ 강우석, 자리 비우는 까닭은?

입력 2014-08-28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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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강우석 감독 휴식차 내일 캐나다 출국
“만드는 놈들은 제대로 놀아봐야 한다”


“머리 비우고 오겠다.”

‘실미도’로 한국영화 1000만 시대의 포문을 연 강우석 감독. 1980년대 말 이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투캅스’ ‘공공의 적’ 시리즈 등 잇단 흥행작을 내놓는 한편, 투자에서 제작, 상영(극장)까지를 아우르는 시네마서비스를 이끈 ‘충무로 파워맨’이다. 그가 29일 캐나다로 날아간다.

그는 “10월 부산국제영화제 직전까지 당분간 쉬면서 영화적 에너지를 다시 충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빠르면서도 세밀한 고민, 하지만 결단력과 추진력에 있어 한국영화계 으뜸이라는 그가 “머리를 비운다”고 말한 건 그만큼 무언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할 것임을 드러낸 또 다른 표현이라 할 만하다.

그 무엇의 중심은 결국, 충무로다. 충무로는 단순한 행정구역상 지명이 아니다. 한국영화를 상징하는 문화적 고유명사이다. 강우석 감독은 그 핵심 중 핵심으로, 오랜 세월 충무로를 뚝심 하나로 지켜온 또 하나의 상징이다. 많은 흥행작과 “꼭 만들어야 할 의미가 큰” 영화가 그와 시네마서비스를 통해 기획되고 만들어졌으며 관객에게 선보였다. 많은 감독과 제작자가 그의 지원 아래 세상에 나왔다.

모두 충무로에서 일하며 번 ‘토착 자본’의 힘이었다. 하지만 현재 한국 영화산업 안에서 토착 자본은 힘겨워 한다. 대기업 자본이 장악한 산업과 시장에 온전한 창작 및 제작자 혹은 프로듀서의 힘은 더 약해지고 있다. 대자본의 수익률 높이기에 떠밀려 많은 산업 종사자들이 무너지고 스러졌다.

강우석 감독은 평소 “영화 만드는 놈들이 제대로 놀아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왔다. 충무로 사람들은 “영화 만드는” 이들이 온전하게 창작과 상업적 이득의 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놀아보도록” 하는 마당으로서 충무로의 미래가 아마도 강 감독의 ‘비워진 머리’를 채울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tadad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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