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 SK 복귀 무산

입력 2014-08-28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울프. 스포츠동아DB

아들 간병차 미국행…스태프 만류불구 결별

SK 로스 울프(32·사진)의 한국 복귀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SK 진상봉 운영팀장은 최근 아들 간병차 미국에 머물고 있는 울프를 만나 담판을 짓기 위해서 미국으로 출국했다.

정황상, 울프는 복귀에 회의적인 태도인 것으로 보인다. 울프는 SK 이만수 감독의 권유로 마무리 전업한 후반기 9경기에서 1승 4세이브 방어율 0(10.2이닝)을 기록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기에는 선발로서 13경기에서 1승2패 방어율 5.54에 그쳤으나 투구 내용을 뜯어보면 잘 던진 경기가 많았다. 불펜진이 승리를 날려버린 경기가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SK는 진 팀장을 미국에 파견까지 시키며 울프를 향한 미련을 놓지 못했다. 울프는 시범경기 기간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에도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는 강한 프로 근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아들이 아픈 데에는 무너지지 않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울프의 4살짜리 아들은 미국에서 자라는 동안,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자랐다. 부모를 따라 한국으로 건너온 뒤, 어린 나이에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말도 안 통하는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은 나머지 마음의 병을 얻은 것이다. ‘아버지가 돈 벌려고 왔다가 아들이 병을 얻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세상 어느 아버지라도 고국행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사정인 만큼 애당초 울프는 출국 때부터 복귀 기약이 없었다.

SK 이만수 감독도 “없으면 없는 대로 하겠다”는 의연한 태도로 울프 없는 불펜 구상을 각오했다. 울프가 빠지며 SK는 윤길현을 마무리로 돌렸으나 결국 허술해진 불펜 공백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더 이상의 미련이 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결별로 입장을 정리한 셈이다.

더구나 SK는 내년 시즌에는 정우람이 군 복무를 마치고, 박희수가 부상에서 복귀할 것이기에 뒷문 걱정이 줄어든다. 울프보다는 확실한 선발투수가 더욱 필요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