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힐 “월요병? ‘먼데이 블루스’로 싹 날려버려요!”

입력 2014-09-01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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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는다고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다. 여성그룹 써니힐은 데뷔 7년 만인 8월21일 드디어 첫 정식 앨범을 발표했다. 이들은 “노래로 전달하는 메시지가 분명한 오래가는 그룹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로엔트리

■ 데뷔 7년만에 첫 정식 앨범 발표 써니힐

데뷔 이후 7년 동안 ‘느리게 걷기’
완성도 높은 곡으로 전 세대 공감
“다이아몬드 같은 걸 그룹 될래요”


음악을 CD로 듣지 않는 시대에 10곡쯤 담은 앨범은 어쩌면 낭비고 허세다. 사람들은 낱개포장의 ‘음원’을 소비하지만, 그래도 가수들은 묶음단위의 앨범 한 장 쯤은 갖고 싶어 한다. ‘1회성 소비재’가 아닌 ‘CD로 소장하고 싶은 가수’로 인정받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가수로서 자존감의 상징인 것이다.

그룹 써니힐(주비·승아·코타·미성)은 데뷔 7년 만에야 처음으로 정식 앨범을 발표했다. 8월21일 발표한 ‘써니 블루스’가 그것이다. 특히 이번 앨범은 혼성그룹으로 출발한 써니힐이 청일점이던 장현의 탈퇴로 온전한 걸그룹이 된 후 발표한 첫 번째 음반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늘 새롭고 다양한 음악을 추구해온 써니힐은 “그동안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의도였지만, 변신에 좇기다보니 정규 앨범을 이제야 내게 됐다”며 웃었다.

써니힐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첫 앨범의 의미는 더욱 커진다. 써니힐은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카라와 같은 해인 2007년 데뷔했다. 동기들처럼 정규 앨범도 서너장씩 내지 못했고, 신드롬은 없었지만 느리게 걸으며 꾸준히 자신들의 음악 영토를 확장시켜왔다.

이번 첫 앨범을 제외하고 지난 7년간 5장의 미니앨범과 6곡의 디지털 싱글을 낸 써니힐은 발라드, 포크, 일렉트로닉 댄스 등 다양한 음악을 선보였다. 서커스, 동화, 청순, 요정 등 다양한 콘셉트와 장르를 앞세운 ‘미드나잇 서커스’ ‘굿바이’ ‘배짱이’ ‘백마는 오고 있는가’ 등으로 대중에게 다가갔고, “다양한 시도를 한 덕분에 초등학생부터 40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인지도를 얻게 됐다.

“‘미드나잇 서커스’ 때부터 우리에게 맞는 ‘맞춤형 노래’를 만들다보니 한 곡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우리가 의견을 내고 모든 제작과정에 참여하면서 단순히 작곡가가 주는대로 받아서 부르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참여한 덕분에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래서 어떤 노래를 내놓아도 반응이 좋았다.”

이번 첫 앨범 타이틀곡은 ‘먼데이 블루스’. ‘오피스 걸’이란 콘셉트로 만들어진 이 노래는 “직장인들의 월요병을 날려버리는 노래”다. 무대에서 셔츠와 스커트, 사원증을 걸고 ‘오피스 룩’을 연출하는 이들은 자신들을 ‘직딩돌’이라 칭하며 “‘우울한 월요일’을 ‘불타는 월요일’로 만들어드리겠다”고 자신한다.

“‘역시 써니힐’이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직장인들, 학생들의 공감을 많이 얻고 있다. ‘국민여직원’이란 말을 듣고 싶다. 하하.”

원년 멤버인 주비와 승아는 13년째, 나머지 두 멤버도 7∼8년을 함께 하는 중이다. 지난 7년간을 돌아보면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았”다. 어렸던 연습생 시절에는 금지사항이 많아 “숨어버리고 싶을 때도 많았고”, 숙소를 몰래 빠져나가 ‘치맥’으로 밤새 이야기를 나누다 춤 연습 시간에 꾸벅꾸벅 졸던 일은 웃음 나오는 추억이다.

써니힐은 “반짝반짝 빛나고 가치가 높지만 절대 깨지지 않는 다이아몬드 같은 그룹”이 되고 싶다고 했다. 또 즐거움과 유쾌함을 주면서 누군가에는 ‘여자’로 보이고, 누군가에는 ‘친구’가 될 수 있는 가수이기를 원하고 있다.

“써니힐은 단순히 퍼포먼스만 하는 걸그룹이 아니라 직접 쓴 곡을 통해 자기색깔을 만들어 노래로 전달하는 메시지가 분명하며, 그래서 오래가는 그룹이 되고 싶다.”

지난 7년을 천천히 걸어온 써니힐은 신곡을 낼 때마다 가끔 ‘신인 아니냐’는 이야기도 듣는다. “아직 써니힐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건, 우리는 아직 더 할 수 있다는 의미”라는 이들은 “앞으로 데뷔 10주년 기념앨범을 내는 그때도 지금처럼 신선한 음악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써니힐은 앞으로도 긴 여정을, 느리게 걸어갈 터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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