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양상문, 삼성-LG 우정의 아이콘

입력 2014-09-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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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에서 출발한 프로야구 최고의 라이벌 삼성과 LG가 최근 밀월시대를 맞고 있다. 야구대표팀 사령탑인 삼성 류중일(오른쪽) 감독이 절친한 LG 양상문 감독에게 야구대표팀 평가전 등을 요청하면서 두 구단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두 감독은 2013년 대만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서 류 감독이 사령탑을, 양 감독이 수석코치를 맡아 서로 신뢰를 쌓아왔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프로야구 앙숙 삼성-LG가 변했다

22년 동안 단 한번도 트레이드 없던 두팀
1997년엔 부정 배트 의혹 제기 감정싸움
양상문 감독 LG 사령탑 맡고 화해의 무드
류중일 감독 AG대표팀 맡자 LG 전폭지원

삼성과 LG. 얼마 전까지 프로야구 최고의 라이벌이자 앙숙이었다. 무려 22년 동안 단 한번도 트레이드를 하지 않는 불문율을 남기기도 했던 두 팀이지만 최근에는 깊은 우정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삼성그룹과 LG그룹은 선대 회장 때 사돈을 맺을 정도로 가까웠지만 삼성이 전자산업에 진출하면서 라이벌 기업이 됐다.

LG는 팀 인수 첫해인 1990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꺾고 우승했다. 1997년에는 삼성선수들이 부정 배트를 쓰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큰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 삼성은 2002년 LG를 상대로 사상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

LG의 MBC청룡 인수 후 22년 동안 두 팀은 단 한건도 트레이드를 하지 않았지만 2012년 김기태 감독 시절 현재윤과 손주인, 김태완 등을 맞바꾸며 큰 화제를 몰기도 했다. 해빙의 시작이었다.

여전히 모기업은 ‘세탁기 파손’사건 등 치열한 장외 경쟁까지 계속하고 있지만 야구단은 돈독한 우정이 느껴질 정도다.

변화의 시작은 2012년이었고 양상문 감독이 LG 사령탑을 맡으며 양 팀 사령탑의 인연으로 급속도로 친해졌다.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을, 양상문 감독은 수석코치를 맡아 장시간 해외에 함께 머물며 팀을 이끌었다. 두 감독은 WBC에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지만 올해 초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을 꼭 금메달로 함께 이끌자며 의기투합했었다. 해설위원 신분이었던 양상문 감독은 각 팀 투수들을 직접 만나 면담하고 관찰하며 선수 선발을 오랜 시간 준비했다. LG 사령탑에 취임하면서 갑자기 대표팀 합류가 어려워진 양상문 감독은 류중일 감독에게 먼저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국가대표팀 훈련이 시작되자마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LG는 대표팀에 조계현 투수코치와 유지현 수비코치 그리고 오세훈 트레이너까지 보냈다. 여러 부담이 있었지만 평가전 스파링 파트너까지 맡았다. 양상문 감독은 “국제대회를 앞둔 대표팀을 어떻게든 최대한 도와야 한다. 류중일 감독과는 WBC 대표팀 때 인연이 깊다.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기 때문에 더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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