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 세종의 흔적을 지웠다…동공·입가도 영조 그 자체

입력 2014-09-23 09: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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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대기획 '비밀의 문'(극본 윤선주, 연출 김형식)이 문을 연 가운데 곤룡포를 입은 배우 한석규의 연기력이 새삼 시청자들의 감탄을 이끌어 냈다.

'비밀의 문'은 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의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사도세자인 이선(이제훈)을 재조명하는 작품으로 22일 첫방송을 통해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권력을 나누려고 하지 않는 아버지 영조(한석규)로 인해 사도세자가 선위(임금 자리를 세자에게 물려줌) 파동을 겪게되는 이야기로 마무리 됐다. 이 과정에서 사도세자 역의 이제훈은 영조를 존경하면서도 두려워 하는 아들의 모습을 훌륭히 연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밀의 문' 첫 회는 온전히 한석규의 것이었다. 당초 이 드라마에서 곤룡포를 입게 된 주인공인 한석규는 전작인 '뿌리 깊은 나무'에서 조선 시대 최고의 성군(聖君)인 세종대왕을 연기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만큼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한석규의 영조는 180도 세종과는 달랐다. 세종의 인자한 눈매는 정치적 계산을 이어가는 영조로 바뀌었고 어린 궁녀에게도 장난을 치던 어린 아이 같던 세종의 모습도 완전히 지워졌다.

특히, 노론의 영수인 김택(김창완)과 정치싸움을 위해 사도세자를 궁지에 몰아넣고도 아들보다 권력을 먼저 생각하는 영조의 속내는 배우 한석규의 비릿한 미소로 대신됐다.

결국 얼굴만 같은 모든 것이 달랐다. 말투에서부터 미소, 심지어 얼굴근육을 쓰는 방법마저도 한석규의 세종과 영조는 별개의 인물이었다. 백성을 제 몸처럼 아끼던 세종대왕 한석규 대신 자신을 가장 소중히 여긴 영조 대왕이 시청자들의 안방을 점차 장악하게 될 전망이다.

사진제공│SBS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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