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석지현. 스포츠동아DB
컴파운드 양궁은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종목이 됐다. 한국은 27일 남녀 개인·단체전에 걸린 4개의 금메달 중 2개를 수확했다. 특히 여자부에선 최보민(30·청주시청)이 2관왕에 오르며 새로운 별로 떠올랐다. 석지현(24·현대모비스·사진) 역시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로 컴파운드 양궁의 터줏대감다운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 석지현으로선 5년 전의 한을 날린 값진 금빛 시위였다. 2009년 9월 울산 문수양궁장에선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여자컴파운드대표팀은 단체전 결승에서 세계 최강 러시아를 상대로 209-215로 아쉽게 패했다. 당시 한체대 2학년이던 ‘막내’ 석지현은 결승에서 결정적 실수를 범했다. 3엔드에서 교대 과정이 문제였다. 2번째 사수였던 석지현은 급한 마음에 첫 번째 사수 서정희(28)가 완전히 대기지역으로 나오기 전에 교대지역으로 들어갔다. 심판은 경고카드를 꺼냈다. 석지현은 다시 교대를 했지만, 이번에도 심판이 경고를 줬다. 대기지역으로 들어올 때는 화살을 활에서 빼 전통에 넣어야 한다는 규정을 또 한번 위반한 것이다. 우왕좌왕하는 사이 시간이 흘렀고, 결국 마지막 사수로 나선 권오향(27)은 시간에 쫓겨 0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석지현은 죄책감에 펑펑 울었다. 언니들의 다독임에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석지현은 “당시엔 경험이 너무 없었다. 너무 미안했다.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당시 함께 고생했던 (서)정희 언니와 (권)오향 언니가 떠올랐다. 5년 전의 한을 씻을 수 있어 무척 기뻤다. 이 금메달을 계기로 컴파운드에 대한 관심이 조금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인천|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