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th BIFF]최민식에게 영화, 사람 그리고 천행이란?

입력 2014-10-04 17: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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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민식. 동아닷컴DB

배우 최민식이 가벼운 마음으로 오른 해운대 야외무대에서 뜻밖의 질문들을 받았다. 최근 그의 삶의 주제와도 맞닿아 있는 ‘영화’, ‘사람’ 그리고 ‘천행’에 관한 물음이다.

최민식은 4일 오후 3시20분 부산 해운대 비프빌리지에서 열린 ‘오픈토크:더 보이는 인터뷰’ 무대에 올라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들을 받고 진솔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꺼냈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기자협회와 공동 기획한 이 행사에서 그는 어떤 자리에서도 쉽게 밝히지 않았던 자신의 생각을 펼쳤다. 행사장에 모인 팬들은 때론 환호했고 때론 깊은 공감을 표했다.

최민식은 ‘최민식에게 영화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제 내 삶이 돼 버렸다”고 말을 시작했다.

“시 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제대로 하고 싶다”는 그는 “점점 무서워지고 짓눌린다. 취미로 연기를 하는 게 아닌 입장에서 관객에게 최대한의 문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명량’을 찍고 나서 관객에게 합당한 걸 보여줬나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때론 자괴감에 빠진다”는 말도 했다.

“연기를 시작하는 그 순간만큼은 누구도 나를 도와줄 수 없고 내가 해내야 한다”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재무장한다”고 했다.

질문은 이어졌다. 대구에서 온 한 관객은 ‘최민식에게 사람은 어떤 의미인가’를 물었다.

이에 최민식은 “가장 무서운 존재이자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라며 “이 세상에서 제일 추악하고 악마 같은 생명체가 인간이고, 반대로 신과 비교될 정도로 숭고하고 거룩한 존재 또한 인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민식이 주연해 7월 개봉한 ‘명량’은 누적관객 1750만 명을 기록한 화제작이다. 신드롬을 만든 영화는 여러 개의 대사를 유행시켰지만 그 가운데 극중 이순신 장군이 꺼내는 ‘천행’이란 단어가 가장 주목받았다.

영화제를 찾은 또 다른 관객은 ‘최민식에게 천행은 언제였느냐’고을 물었다.

“하루하루가 천행”이라며 웃던 그는 “스스로 생각하면 애프터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이 바로 나”라고도 했다.

농담을 섞어 말을 시작한 그는 ‘명량’ 촬영 도중 꾼 꿈을 소개했다.

촬영의 압박과 실존인물 이순신을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 탓에 여러 고민을 하던 시기 그는 ‘학 꿈’을 꿨다고 했다.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많은 학들이 날아가던 중 선두에 선 학이 자신을 향해 내려와 부리로 목을 짚었다는 내용의 꿈이다.

예사롭지 않은 꿈을 소개한 최민식은 “놀라 잠에서 깨 밖에서 담배 몇 개비를 피우면서 꿈의 의미를 생각했다”며 “영화 촬영 열심히 하라는 뜻이구나 싶었다”고 했다. ‘명량’의 흥행은 이 때 이미 ‘예견’됐던 셈이다.

40분 동안 진행된 이날 오픈토크에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약 1000여 명의 영화 팬들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해운대(부산)|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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