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회 맞은 ‘무한도전’, “박수칠 때 떠나고 싶다”

입력 2014-10-10 15:3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정준하·하하·유재석·김태호 PD·박명수·노홍철·정형돈(왼쪽부터)이 MBC ‘무한도전’ 400회를 맞아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MBC

“400회까지 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연출자 김태호 PD와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등 6명의 멤버가 다가올 400회를 기다리며 입을 모아 말했다.

2005년 4월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한 ‘무한도전’이 18일 400회를 맞는다.

‘무한도전’ 팀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상암 신사옥 골든 마우스홀에서 프로그램 400회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9년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했다.

400회를 방송해오면서 ‘무한도전’은 출연자별로 겹치지 않는 캐릭터와 다양한 특집 아이템 그리고 댄스스포츠, 봅슬레이, 레슬링, 레이싱 등 장기 프로젝트로 매번 화제를 모으며 ‘무한도전 마니아’를 양산할 정도로 두터운 팬층을 자랑한다.

여기에는 김태호 PD의 독특한 발상과 출연자들의 활약이 더해지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덕이 크다.

하지만 아이템 선정은 항상 제작진에게 부담을 안겨준 것도 사실이다.

김 PD는 “의식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본질을 잃지 않으려 한다. 토요일의 귀중한 한 시간 반을 시청자가 우리에게 맡긴 만큼 그 시간을 아깝지 않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면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아이템을 선정했을 때 지나친 해석은 가끔 부담스럽다. 각 아이템을 보이는 만큼, 느껴지는 만큼 그대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PD는 지금까지 오랫동안 프로그램을 연출해올 수 있는 공을 시청자에게 돌렸다.

“프로그램 초반에 시청률이 낮아서 내부에서도 반대했다. 그럼에도 지지해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초라한 성적에도 버틸 수 있었다.”

맏형 박명수는 “팀 내에서 멤버들끼리 먼저 소통해야 시청자도 공감시킬 수 있다”며 팀워크를 소중히 여겼다.

‘무한도전’은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음에도 시청자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때마다 매번 위기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4월 멤버 길이 음주운전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면서 프로그램은 가장 큰 난관에 부딪혔다.

김 PD는 “사람인지라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생길 때마다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숨기고 감추려고 할수록 진실에서 멀어진다”며 “그래서 사실을 빨리 공개하고 시청자와 함께 답을 찾아가는 게 가장 현명한 해결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길 사건 이외에도 ‘무한도전’은 지난해 연말정산특집을 통해 프로그램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하며 무엇이 위기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한 바 있다.

이처럼 ‘무한도전’은 다른 예능프로그램이 시도하지 않는 독특한 아이템을 통해 위기의 상황에 직접 마주하며 모면해왔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무한도전’의 마지막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유재석은 “우리의 의지로 ‘언제까지 하겠다, 않겠다’의 차원은 넘어선 것 같다. 한 주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허락하는 그날까지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명수는 “욕을 먹더라도 리얼한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다”고, 노홍철은 “하는 사람도 즐겁고 보는 사람도 즐거울 수 있는 ‘무도다운’ 모습으로 앞으로도 계속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 PD는 “가장 힘든 고민이 ‘‘무한도전’의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할까’이다. 사실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신파적으로 끝내는 것은 ‘무도답지’ 않기에 축제 분위기 속에서 끝내고 싶다”며 “박수치던 분들이 손가락질했을 때 예능프로그램의 생명은 끝이다. 박수치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때 떠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