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진상위 “2009년이후 선수 전원 피해조사”

입력 2014-10-1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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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 국가대표 전현직 선수들 설문조사키로

여자역도대표팀 김기웅(53·경기도체육회) 전 감독의 선수 물품 횡령·갈취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 꾸려진 진상조사위원회가 2009∼2014년 역도대표선수 전원을 대상으로 피해 사실을 조사한다.

대한역도연맹(회장 최성용)은 7일 전병관(45) 선수위원장을 중심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린 뒤 자문변호사와 함께 조사 방법 및 대상 등을 논의했다. 일단 조사 대상은 김기웅 감독이 여자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2009년 이후 대표선수 전원으로 확정했다. 이들 모두가 잠재적 피해자일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도출된 결론이다. 역도대표팀은 현재 남자 16명, 여자 14명 등 30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 위원장은 “전국체전 준비 때문에 전·현직 대표들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운동하고 있다. 일단 이번 주부터 선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설문조사 형식으로 횡령·갈취 의혹에 대한 자료들을 수집할 것이다. 필요한 경우 자문변호사가 선수들과 대면해 이야기를 듣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익명성을 철저히 보장하는 형태로 진실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역도연맹의 대응이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김기웅 감독이 피해 선수들에게 전화를 걸어 읍소하고 회유한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시간을 끌수록 장기간 횡령한 물품 등 증거들을 인멸할 가능성도 커진다. 한 선수는 “진실을 얘기했다가 자신과 소속팀에 피해가 갈까봐 모두 두려워한다. 어떤 식으로 선수들을 보호할 것인지를 잘 모르겠다. 이메일 설문조사에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제대로 응할까”라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미 선수들이 느끼는 역도연맹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문화체육관광부 고위관계자는 “이미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를 통해 이번 사안에 대한 조사가 들어갔다. 조사 결과에 따라 수사의뢰 등도 할 수 있다. 역도연맹에만 맡겨놓을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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