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진만 “내가 명주장? 훌륭한 선수들 덕분”

입력 2014-10-1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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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진만. 스포츠동아DB

SK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시즌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한때 8위까지 떨어졌던 팀이 어느새 LG와 4위를 놓고 승부를 벌리는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했다. 가을야구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SK가 잔여 3경기를 모두 이기고 LG가 남은 2경기 중 1승1패를 한다면, 승률은 동률이 되지만 상대전적(10승6패)에서 앞서는 SK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다.


● 캡틴 박진만 부상 복귀 후 승률 75%…“분위기 달라졌다”

SK 선수들은 팀 상승세에 대해 ‘박진만 효과’라고 입을 모은다. 박진만은 SK 주장이다. 이름만 캡틴이 아니다. 그가 4월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 선수단 분위기가 급격히 흔들렸으나 다시 돌아온 지난달 2일부터 14일까지 18경기에서 SK는 12승4패를 했다. 승률이 무려 0.750이나 된다. 이는 9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승률이다. SK 김강민은 “박진만 선배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크다”며 “선수들이 느끼는 안정감이 다르다. 선배가 돌아오고 벤치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SK 이만수 감독도 “선수들 모두 고맙지만 박진만을 칭찬해주고 싶다”며 “덕아웃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고 선수들도 잘 다독인다. 덕분에 팀이 하나로 똘똘 뭉쳐서 나아가는 것 같다”고 공을 높이 샀다.

정작 본인은 손사래를 쳤다. 박진만은 “원래 선수들이 명감독을 만드는 법이다. 선수들이 너무나 잘 해주고 있어 덕분에 칭찬받고 있다”며 “내가 올라와서 한 일은 분위기를 잡아준 것밖에 없다. 원래 가을에 야구를 더 잘 하는 선수들이고, 마침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 내가 1군에 등록돼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다”고 스스로를 낮췄다.

그러나 야구는 분위기 싸움이다. 항상 밝은 분위기의 삼성 최형우마저 “우리 팀도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성적이 나지 않으면 선수단 기분이 가라앉고, 성적이 나면 좋아진다”고 했다. SK도 끝 모를 추락을 할 때 덕아웃은 침체돼 있었다. 박진만은 “2군에서 TV중계로 경기를 보는데 벤치에 있는 선수들이 많이 처져있는 느낌이 들었다”며 “내가 올라가면 저 분위기부터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오버페이스 하지 말고 SK다운 야구 하자” 격려

박진만은 1군 합류 후 선수단에게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SK다운 야구를 하자”고 격려했다. 팀이 지고 있어도 벤치에서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는 “더 잘 하려고 하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고 했다”며 “지금까지 한 것만으로 우리 선수들은 충분히 잘 한 것 아닌가. 또 순위가 걸려있다고 뭔가 하려고 오버페이스를 하면 더 안 풀리는 법이다. 지금 선수단 분위기도 편안하다. 그래서 좋은 성적이 나고 있는 것 같다”고 상승세 비결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가 해놓을 수 있는 걸 최대한 해놓겠다. 그게 중요하다”고 긴장의 고삐를 조였다. SK에 남은 건 3경기다. 과연 박지만 효과를 톡톡히 보는 SK가 또 한 번의 가을기적을 이뤄낼 수 있을까.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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