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송일국 “‘슈퍼맨’ 출연 반대하던 부인, 요즘은 제일 좋아해”

입력 2014-10-15 1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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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일국. 사진 |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encut@donga.com

“일 없을 때 도맡았던 세 쌍둥이 육아, 이렇게 써먹게 될 줄 몰랐죠.”

요즘 대한민국에서 이들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까. 바로 배우 송일국과 그의 세 쌍둥이 대한, 민국, 만세다. KBS 2TV 인기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삼둥이 아빠’로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송일국을 14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서 만났다.

이날은 연극배우 윤석화가 연출을 맡은 연극 ‘나는 너다’ 기자간담회가 있던 날.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 송일국은 “연극 ‘나는 너다’ 초연(2010) 후 사랑스런 세 쌍둥이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세 쌍둥이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배우’ 송일국에서 ‘아빠’ 송일국으로 돌아왔다. 자연스레 이야기가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육아’로 넘어갔다.

“아직도 출산했을 때만 생각하면…. 어휴. 아내한테 평생 잘 해야죠. 한꺼번에 셋이나 낳아줬잖아요. 당시 아내가 정말 힘들어했어요. 출산이 임박했을 땐 누워있는 것조차 고통이었으니까요. 의사 선생님이 다둥이 산모의 출산이 임박해질 때면 아기들이 커지니까 산모가 혈액공급을 제대로 못 받아서 심장에 무리가 온다고 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아내에게 ‘아이들 돌잔치 할 때까지 내가 육아에 전념하겠다’고 약속했어요. 설마 했거든요? 그런데 1년 동안 일이 안 들어오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결국 육아의 달인이 된 거죠. 그런데 아이들 덕분에 일도 다시 시작하게 됐죠. 제가 ‘육아’로 돈을 벌 줄 누가 알았을까요? 하하.”

송일국이 처음부터 예능 출연을 반긴 것은 아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옳다거니’하며 덥석 손을 잡진 않았다. 아내의 반대도 있었고, ‘아이들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많았다.

“아기들이 고생하진 않을까 걱정이 됐어요. 그런데 방송을 보니까 카메라맨이 숨어 있어 스트레스를 안 받을 것 같더라고요. 오히려 제가 애들을 무리하게 끌고 다녀서 문제죠. 하하. 게다가 가장 예쁠 때인데 그 모습을 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지금은 아내가 제일 좋아해요. 3박 4일 휴가가 생기는 거잖아요. 이번엔 일본여행을 갔는데 이따가 공항에 마중 나가야 돼요.(웃음)”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화면 캡처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그가 얻은 별명은 ‘송도의 성자’다. 첫 방송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던 ‘송국열차’부터 세 아이를 번쩍 안아 올리는 강철 체력과 세 쌍둥이의 심한 장난에도 ‘참을 인’을 생각하며 눈높이 교육을 하는 다정한 아빠의 모습에서 ‘성자’라는 별명을 얻은 것. 과거 우람하고 카리스마 있던 배우 시절을 떠올린다면 의외의 면모에 자못 놀랄 법도 하다.

송일국 역시 이런 반응이 놀라울 따름. 그는 “생각보다 내 이미지가 견고했더라. 늘 카리스마 있고, 왕 역할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능을 통해 고정된 이미지에서 탈피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멋진 이미지가 아쉽진 않냐고? 이제 뭐 애 있는 아저씨인데…. 하하. 섭섭하진 않다”며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만족해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면서 성격이 달라졌어요. 사회성이 생겼다고나 할까. 최근 연극 ‘나는 너다’를 하면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저도 모르게 바뀐 것 같아요. 최근에 ‘플라이, 하이’라는 영화를 찍었는데 삼류 건달이거든요? 처음엔 조금 무거운 캐릭터였는데 제가 연기하다보니 가벼워지더라고요. 예전 같았으면 상상도 못 했을 일이죠. 캐릭터에 힘을 ‘빡’ 주려고 했을 텐데…. 확실히 결혼을 하니 마음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최근 이휘재의 쌍둥이들과 함께 녹화를 마친 송일국은 “정말 죽을 뻔 했다”고 녹화 중 있었던 일화를 털어놨다. 이휘재와 에어쇼를 다녀온 그는 “내 입장에선 머리를 쓴 거다. 아빠가 두 명이고 아이들이 다섯 명이니 덜 고생할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1대 2.5가 아니라 1대 5가 되더라”며 웃었다.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 방송을 촬영하는 것이 무척 즐겁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하면서 아이들과 하고 싶던 것을 원 없이 하고 있어요. 평소에 아내와 있어도 셋은 절대 못 데리고 나가거든요. ‘송국열차’를 태웠다가 내려놓으면 어휴. 정신이 없어요. 나갈 엄두를 못 내죠. 그래서 아이들에게 미안했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랑 신나게 놀 수도 있고, 아빠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대한, 민국, 만세가 어떻게 자랐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그는 “엄마, 아빠 속만 안 썩이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어렸을 적 부모님 속을 새까맣게 태웠다는 그는 “나 같은 아들만 안 되면 된다. 그러려면 우리 부부가 애들을 잘 키워야지”라는 말을 남겼다.

“늘 자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 싶어요. 정답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아내에게, 아이들에게 늘 노력하는 아버지가 돼야죠. 아내를 사랑하며 아이들에게 좋은 가정을 만들어주는 게 제 몫이라 생각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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