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코치가 사라진다

입력 2014-11-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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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관 코치. 스포츠동아DB

롯데 박흥식·정민태·LG 김무관 등 타팀 이동
일자리 증가·감독 교체 등 ‘코치 대이동’ 원인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시끄러운 연쇄적 감독교체의 파도 속에서 야구계의 ‘불문율’마저 무너졌다. 바로 ‘프랜차이즈 코치 프리미엄’의 파괴다. 이제 코치 자리 역시 과거 이력이 아니라 능력으로 선임되는 추세가 굳어졌다.


● 거물급 코치들의 연쇄 이동

지난달 31일 롯데 박흥식 타격코치는 KIA 타격코치로 이동했다. KIA 김기태 감독이 부탁을 했고, 롯데에서 재계약이 불발된 박 코치도 선뜻 응할 수 있었다. 박 코치는 “KIA그룹으로부터 현장에 ‘첫 2년은 성적에 관계없이 리빌딩에 전념하라’는 뜻을 전해 들어 더욱 책임감이 느껴진다. 최희섭처럼 그동안 가지고 있는 자질에 비해 실력을 못 펼친 타자들에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롯데 정민태 투수코치 역시 같은 날 한화로 이동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의 권유로 정 코치가 새 직장을 구할 수 있었다. 플레이오프(PO)가 끝난 지 이틀 뒤인 2일 LG 김무관 타격코치는 SK 타격코치로 이동했다. 코치 중 드물게 LG와 장기계약을 했었던 김 코치는 계약기간이 끝나자 SK의 부름을 받았다. LG 김민호 코치도 같은 날 KIA로 갔다. 조계현 전 LG 수석코치도 KIA 김 감독의 부름을 받고 수석코치로 이동했다. 조 코치는 당초 kt에 가기로 돼 있었는데 김 감독이 kt 조범현 감독에게 간곡히 부탁해 고향 팀으로 올 수 있었다. NC 강인권 배터리코치는 두산으로 왔다. 두산이 LG의 레전드 출신인 이상훈 투수코치를 영입한 ‘사건’도 상징적이다.

● ‘프랜차이즈 코치’들이 사라지는 시대

프랜차이즈 코치들이 퇴조하는 큰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10구단 kt의 참가로 내년부터 코치 구인난이 더 심해진데다 올 시즌 5위부터 9위까지 감독이 모조리 교체됐다. 이로 인해 일자리가 늘어났고, TV 해설 같은 새로운 수요도 생겨나 굳이 코치들이 프랜차이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됐다. 또 새로 온 감독이 자기사단을 데려오며 ‘코드’가 안 맞은 기존 프랜차이즈 코치들은 팀을 떠나게 됐다. 송진우, 정민철, 강석천 코치 등이 떠난 한화가 대표적이다.

코치 대이동의 와중에서 LG와 롯데 등은 적잖은 핵심 보직이 비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삼성과 넥센은 아직 한국시리즈(KS)를 앞두고 있다. KS 와중에는 LG와 롯데에서. 직후에는 삼성과 넥센에서 코치들의 추가 이동을 예상할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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