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우승을 막아라!’ 제주에 내려진 특명

입력 2014-11-0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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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박경훈 감독. 스포츠동아DB

제주, 내년 챔스리그 출전 겨냥…전북, 우승 눈앞
전북 향한 스포트라이트에 불쾌해진 ‘홈팀’ 제주
“안방서 쉽게 우승트로피 내줄 수 없다” 다짐

제주 유나이티드는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왔다. 올 시즌에도 착실히 승점을 쌓아 스플릿시스템 상위리그(그룹A·1~6위) 진출에 성공했고,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3위권 진입까지 넘보고 있다. 4위 제주(승점 51)와 3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56)의 간격은 승점 5점차다. 시즌 종료까지 4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역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바다 건너 연고를 두고 있는 까닭에 크게 주목 받지 못해왔다. 그랬던 제주가 때 아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8일 오후 4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선두 전북현대(승점 71)와의 35라운드 홈경기 때문이다.

전북은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에 바짝 다가서있다. 2위 수원삼성(승점 61)에 승점 10점이나 앞서있어 큰 이변이 없는 한 우승트로피를 거머쥘 전망이다. 1승만 더 보태면 우승이 확정된다. 8일 제주에서 일찍 샴페인을 터트릴 수도 있다. 그간 우승과 관련한 발언을 최대한 자제해왔던 전북 최강희 감독도 최근 “우승이 가까워진 건 사실이다. 우리에게 운도 많이 따라주고 있다. 지금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며 우승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제주로선 이 같은 상황이 탐탁치 않다. 방송 중계도 많이 붙고, 취재진도 대거 몰려올 예정이지만 홈팀이 아닌 원정팀에 쏠린 시선이 내심 섭섭하다. 이에 제주 박경훈 감독은 “우리 집 안마당에서 손님이 쉽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며 8일 전북전에 ‘올인’을 선언했다. 제주 구단 직원들도 “‘배수의 진’을 친 심경이다. 우리도 전북에 패하면 3위 추격이 굉장히 어려워진다. 선수들이 완벽한 경기력을 발휘하게끔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승점과 순위에선 차이가 크지만, 올 시즌 두 팀은 1승1무1패로 팽팽하게 맞서왔다. 4월 홈에서 열린 정규리그 첫 대결에선 제주가 2-0으로 이겼다. 더욱이 제주는 최근 2연승을 거두고 있다. 전북이 6연승을 질주하고 있지만,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계산이다. 최근 홈에서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수비도 전북전을 앞둔 제주의 믿을 구석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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