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은 풀타임 선발, 강정호는 내야 수비력 ‘물음표’

입력 2014-11-14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광현-양현종-강정호(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김광현-양현종-강정호(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현실과 마주한 빅리그 도전 3인방

양현종, ML 진출 선언 늦어 정보 부족 흠
강정호, 장타 갖춘 내야수로 인정 받아야
김광현, 샌디에이고 25인 로스터 뚫어야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있는 3인방 김광현(26·SK), 강정호(27·넥센), 양현종(26·KIA)이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 미국프로야구의 높은 벽이라는 현실 앞에 섰다. ‘낮은 이적료=저 연봉, 험난한 경쟁’의 공식이 항상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높은 이적료=고 연봉, 로스터 등 확실한 기회보장’은 메이저리그에서 분명 존재한다.

2012년 겨울, 류현진이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한화에 2573만 달러를 안기면서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고속도로가 깔린 듯 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이적료가 필요 없는 완전 프리에이전트(FA) 윤석민이 계약에 어려움을 겪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이후 볼티모어에 입단하며 ‘류현진은 류현진 뿐이다’라는 빅리그의 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윤석민은 당시 3년 총액 575만 달러에 다양한 옵션을 걸어 최대 1325만 달러, 그리고 2년차에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받았지만 일부에서는 류현진과 비교해 후한 계약이 아니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더 냉혹했다. 1년 만에 25인 로스터 보장까지 확보하고 불펜이 아닌 선발투수로 대접받은 윤석민의 계약은 최선의 결과물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 김광현 4∼5선발 & 25인 로스트 경쟁해야

김광현과 양현종이 빅리그 진출을 선언한 뒤 국내에서는 1000만 달러 수준의 포스팅 금액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일본프로야구가 미국과 입찰 최고액 2000만 달러 이하·복수구단 협상가능으로 바꿔 포스팅 금액만큼은 한국이 더 유리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메이저리그가 평가하는 선수의 능력이었다. 샌디에이고가 제시한 200만 달러는 류현진과 비교하면 10분의1 수준으로 낮지만 빅리그 구단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위험성을 감안할 때 매우 합리적이면서도 즉시전력감이라는 기대가 담겨져 있다.

최악의 상황은 아니지만 류현진이 달려간 고속도로가 아닌 스스로 경쟁을 뚫고 실력을 입증해야 하는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포스팅 금액이 200만 달러면 25인 로스터 보장 계약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최대한 좋은 조건의 계약을 이끌어 낸 후 최선을 다해 4∼5선발 그리고 25인 로스터 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지역지인 유니온 트리뷴은 “김광현은 4∼5선발보다 구원이 더 적합하다. 볼넷이 많고 서드피치가 부족해 중간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 양현종 풀타임 선발에 물음표…ML 진출 선언 늦은 게 흠

양현종은 SK가 김광현의 200만 달러 포스팅 액수를 받아들이면서 빅리그 도전의 문은 더 넓어졌다. 1차 기준이 SK의 허락 지점이었는데 예상보다 크게 낮았다. 그러나 어떤 조건으로 태평양을 건너느냐가 역시 관건이다. 김광현과 마찬가지로 양현종 역시 빅리그 스카우트들에게 ‘풀타임 선발이 가능한가?’라는 의문부호가 따르고 있다. 선발이지만 제3의 변화구가 약하다는 약점도 같다. 송 위원은 “현지 스카우트들에게 여러 질문과 함께 정도도 듣고 있는데 양현종과 강정호 모두 갑자기 경쟁이 붙어 급속히 치솟는 경우가 아니라면 기대했던 수준을 밑도는 액수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양현종은 에이전트인 MVP베이스볼 에이전시에 대한 각 구단의 높은 신뢰도와 평가가 강점이다. 송 위원은 “모두 에이전트는 좋은 선택이다. 특히 양현종의 에이전트는 평판이 아주 좋다”고 했다. 그러나 너무 늦게 메이저리그 도전사실을 알렸다. 상당수 스카우트들이 관찰했고 유명 구단이 통계정보를 구입해 가기도 했지만 거물급 책임자가 한국에서 공 던지는 모습을 본 적은 없다. 한 스카우트는 “양현종은 정보가 부족하다”는 말을 했다.

● 강정호 장타력 매력적…유격수 역할엔 불안감

한국프로야구 야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직행에 도전하고 있는 강정호는 포지션이 가장 큰 강점이자 약점이다. 송 위원은 “현지에서 ‘강은 2루 수비가 가능하냐?’는 질문이 많다. 인필드 내야수로 장타력은 매력적이지만 수비 비중이 더 큰 유격수 역할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역으로 강정호가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미국에도 장타자가 즐비한 1·3루 혹은 외야보다 내야 센터라인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