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도 마오에게 그랑프리 내준 ‘안방 징크스’

입력 2014-11-2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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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스포츠동아DB

■ 한국빙상, 안방선 약하다?

운동선수들에게 ‘안방’만큼 편한 장소는 없다. 종목을 불문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홈에서는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 늘 훈련을 해온 익숙한 경기장에서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까지 받으며 대회를 치르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한국이 배출한 빙상의 ‘여왕’들에게는 그 결과가 조금 달랐다. 명실상부하게 세계가 인정하는 최강자들이기에 더 의외였다.

이상화는 21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14∼2015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대회 여자 500m 디비전A 1차 레이스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이상화가 여자 500m 월드컵 레이스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은 지난해 3월 월드컵 파이널 1차 레이스(3위) 이후 열한 번째 레이스 만에 처음이다.

이번 대회는 2004년 3월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10년 여 만에 한국에서 열린 메이저 국제대회였다. 동계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여제’ 이상화에게도 처음 찾아온 순간. 게다가 이상화는 바로 한 주 전에 열린 월드컵 1차대회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승승장구했다. 그래서 더 아쉬운 결과였다. 오히려 평소보다 더 큰 의욕과 부담감을 안고 출전했던 탓이었다. 이상화는 경기 후 “홈이라서 설레는 마음으로 뛰었지만, 사실 약간의 부담은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연속우승을 홈에서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 부담됐다”고 털어놓았다.

세계 피겨스케이팅의 전설인 ‘피겨여왕’ 김연아도 같은 아픔을 겪었다. 2008년 12월 고양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그 어떤 스포츠스타보다 폭발적인 관심과 응원을 받았지만, 오히려 다른 대회보다 더 많은 실수를 하면서 아사다 마오(일본)에게 1위를 내줬다. 2008∼2009시즌 동안 김연아가 시상대 맨 꼭대기 위에 서지 못한 유일한 대회였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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