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터진 ‘명인본색’…참치집에서 탄생했어요

입력 2014-12-02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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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개그콘서트-명인본색’의 임재백·이현정·이상구·정윤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는 “폐지에 대한 불안함을 생각할 시간에 어렵지 않고, 보는 순간 ‘빵빵’ 터지는 개그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minani84

■ KBS 2TV 개그콘서트 ‘명인본색’ 이상구·정윤호·임재백·이현정을 만나다

우연히 갔던 참치집 점원들의 우렁찬 인사에 힌트
명인인 척하는 에피소드에 엉뚱한 일본어로 웃음
시청률 16.9% 인기폭발…개콘 18개 코너 중 상위
기획회의 때도 수다에 분장에 선후배 궁합 척척!


환상의 조합이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 ‘명인본색’이 이상구(31)를 중심으로 정윤호(28)·임재백(26)·이현정(27)의 완벽한 조합으로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11월30일 세 번째 방송에서 전체 18개 코너 중 상위권인 16.9%(TNms)의 시청률로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명인본색’은 일식집을 배경으로 일본 명인인 척하는 주방장이 손님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는 과정을 에피소드로 삼는다. 주방장 역의 이상구는 정체가 탄로날 위기에 처하면 ‘아가리토 고자이마스’ ‘스마미셍’ 등 엉뚱한 일본어로 웃음을 준다. ‘바보 개그’의 달인답게 이상구가 코너를 전체적으로 이끌지만 정윤호·임재백·이현정의 존재감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6월부터 김상미 PD의 주도로 ‘개그콘서트’ 팀이 진행하고 있는 ‘멘토-멘티 제도’를 통해 이상구가 매의 눈으로 세 사람을 선택한 덕분이다. 이상구는 “사실 2주째 반응이 높지 않아 실망했는데 SNS에 우리 영상이 가장 많이 게시돼 위안을 삼고 있다”면서 “장수 코너가 되는 것보다 후배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네 사람은 기획 단계에서 우연히 갔던 참치집에서 점원들의 우렁찬 ‘이랏샤이마세’(어서오세요) 인사에 “이거다!”라며 ‘꽂혔다’. 주방장 모자도 이 곳에서 구입하고 본격적으로 코너 짜기에 들어갔다. 11월16일 첫 방송은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반응도 없지 않았다.

“왜 일식집이냐, 모자에 붙은 빨간 동그라미는 욱일기를 뜻하는 게 아니냐 등 의도하지 않은 데로 흘러가더라. 애국심이 없는 것도, 일본을 비하하려는 의도도 전혀 아니다. 개그에 의미를 부여하면 간혹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간다.”(이상구)

‘명인본색’은 선후배의 합이 뛰어나다. 회의 때 이상구와 임재백이 회의를 빙자한 수다를 떨면 정윤호와 이현정이 “(코너)짜셔야 합니다”며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KBS 29기 공채로 올해 1년차인 이현정이 20기 이상구와 27기 임재백의 수다를 멈출 수 있는 것은 이상구가 이현정에게 “사담을 자를 수 있는 권한”을 준 덕분이다. 대신 이현정은 분장을 이상구에게 맡겼다.

“얼굴을 하얗게 하고 입술 가운데만 빨갛게 하는 것 외에는 메이크업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 어느 날 분장 스태프가 ‘속눈썹 붙일래’ 물어서 저도 모르게 주위를 살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이현정)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상구는 “요즘엔 가끔 아이섀도도 하더라”며 “여자인데 예쁘게 보이고 싶겠지. 그 정도는 이해한다”며 장난스럽게 노려봤다.

경성대 연극영화과 출신인 이현정은 자신의 ‘1호 팬’이기도 한 이상구가 “연습하는 모습만 봐도 TV를 보는 느낌이다. 눈 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아직도 너무 신기하다”고 말한다. 이 코너에 가장 늦게 합류한 임재백은 “술 마시고 이상구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는 애교 많은 후배다.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으로 인터뷰를 경험한 임재백은 노홍철 성대모사를 완벽하게 해 모두를 웃기기도 했다. 최근 본 타로점에서 주변이 어두운 카드를 뽑은 정윤호는 “아직은 제가 (뜨기에는) 어두운 것 같다. 선배에게 감사한 마음을 갚아야 하는데 오래 걸릴 것 같다. 저는 어두우니”라며 너스레를 떤다.

이에 선배 이상구가 화답한다.

“나는 놀고 싶은데 후배들이 잡아준다. 이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있는 것이다. 리더십도 없고 끌려가는 스타일의 제가 이 친구들과 지내면서 책임감이 생겼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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