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이동남 감독대행은 사령탑으로서 험난한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다. 불안한 KGC의 행보에 야인들의 ‘작업’이 이뤄진다는 소문이 무성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GC는 노다지땅”…노골적으로 자리 탐내
KGC인삼공사는 남자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팀이다. 이동남(39) 감독대행은 지난 시즌 막판 이상범(45) 감독의 퇴진으로 사령탑에 올랐다. KGC는 정식 사령탑 선임 없이 이 감독대행에게 올 시즌을 맡겼다. 사령탑 경험이 전무했던 이 감독대행은 올 시즌 초반 힘겨운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KGC는 호화 멤버를 보유하고도 8승12패로 중하위권에 머물러있다. 미흡한 성적이다.
● KGC 코칭스태프 경험 부족, 야인들은 반갑다?
양희종(30), 박찬희(27), 강병현(29) 등 스타플레이어들을 보유한 KGC는 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를 받은 오세근(27)까지 합류하면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아직까지 경기력은 기대이하다. 선수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코칭스태프의 경험 부족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감독대행뿐 아니라 김성철(37·코치 2년차), 박상률(34·코치 1년차) 코치까지 KGC 코칭스태프의 지도자 경험은 많지 않다. 이들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감독대행은 “매 경기 배운다. 신인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면서 기량이 발전하듯 우리도 경기를 통해 부족함을 채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경험 부족이 프로농구 무대 밖의 야인들에게는 반가운 모양이다. 농구계에선 이미 몇몇 야인들이 이 감독대행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4∼5명의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 야인은 지난주 각 구단 단장들이 모이는 KBL 이사회가 열린 KBL 센터를 찾아 이 감독대행의 지도력을 비판하기도 했다.
● KGC는 야인들의 ‘노다지 땅’?
KGC는 멤버 구성이 좋아 ‘플레이오프는 기본’인 팀으로 평가 받는다. 선수 구성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도 즉각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으로 인식된다. 야인들에게는 자신들의 ‘새 업적 쌓기’에 더없이 좋은 팀이다. 과거 감독을 경험한 한 농구인은 “내가 감독을 할 때도 성적이 좋지 않자 누군가 내 자리를 노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KGC는 멤버가 좋다. ‘노다지 땅’이나 다름없다. 농구 후배가 감독으로서 첫 시즌을 치르는데, 그 자릴 들어가겠다고 작업을 하는 모양새가 결코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여기에는 코칭스태프에 힘을 실어주지 못한 구단의 책임도 있다. KGC는 이상범 감독의 잔여연봉(3억5000만원)으로 인한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코칭스태프와 1년 남은 계약을 유지하면서 감독대행 체제를 선택했다. 이 감독대행은 “소문은 이미 많이 들어서 알고 있다. 다 내가 부족한 탓 아니겠는가.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