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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절한 허스키 보이스의 가수 조은(본명 이현기)은 O.S.T ‘발라드 황태자’ 라는 수식어와는 사뭇 다른 외모를 지녔다.
181cm의 훤칠한 키와 종합 격투기 운동 주짓수로 만든 다부진 몸매가 마치 태릉선수촌에 입소한 잘 생긴 운동선수를 보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저는 발라드 가수라는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게 격투기 운동을 좋아해요. 한동안 슬럼프에 있을 때 주짓수를 배웠어요. 2010년 전국 대회에서는 입상도 했죠. 그래서 스포츠 면에 기사가 났는데 주위 분들이 발라드 가수가 연예 면에 기사가 안 나고 스포츠 면에 기사가 났다며 놀라시더라고요.” (웃음)
올해로 데뷔 11년차 가수 조은은 그동안 SBS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O.S.T 곡 ‘안되겠니’, MBC 드라마 ‘불새’의 ‘내 눈물 속에’, KBS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의 ‘좋은 사람입니다’ 등 수많은 O.S.T 곡에 참여해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대표곡은 앨범을 통해 발표한 곡들이 아니라서 못내 아쉬움을 느낀다.
“20대 때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O.S.T 곡 ‘안되겠니’를 통해 인지도를 쌓았는데 그 이후에 군대와 개인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공백기가 많았어요. 호된 인생 수업을 받았죠. 그래서 제 앨범의 곡들을 많이 못 내서 아쉬웠어요.”
조은은 지난달 6일 5년 만에 새 앨범 ‘리마인드(Remind)’를 발표했다. 그는 그동안의 아쉬움을 타이틀곡 ‘사랑.. 참 비겁하다’의 활발한 활동으로 달래고 있다.
“이번에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 MBC MUSIC ‘쇼! 챔피언’ 등 음악방송을 출연하면서 새로운 마음이에요. 이번 앨범을 통해 저만의 음악적 색깔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어요.”
조은의 신곡 ‘사랑.. 참 비겁하다’는 정통 팝 발라드 장르다. 그의 촉촉한 허스키 보이스는 조은 표 발라드의 감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무기다.
“팝 발라드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저의 목소리가 이 장르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 하고요. 하지만 기회가 되면 힙합, R&B 등 다양한 장르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소화하고 싶어요.”
무대가 너무나 그리웠던 조은은 2011년 자신이 직접 기획한 홍대 콘서트를 잊을 수 없다. “그때는 정말 무대가 그리워서 직접 팬들 앞에 나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콘서트 기획부터 홍보, 무대구상 등 제가 직접 다 챙겼죠. 서울 홍대에서 콘서트 전단지도 돌리고 행복한 추억이였어요.”
무엇보다 무대가 그리웠던 조은은 오랜 공백기에 속에서도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인생에서 가장 잊지 못하는 순간이 있어요. 제가 가장 힘들었을 때 저를 응원해 주신 팬이 갑작스럽게 죽음을 당하셨는데 많이 힘들었어요. 그 분의 유해가 뿌려진 부산 앞바다에 가서 넋을 기렸죠. 그 후에 저를 아껴주신 팬들을 위해 더 열심히 음악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도 팬들은 생각하면 정말 감사해요.”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