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벌써 4번째 트리플 크라운

입력 2014-12-0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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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시몬은 올 시즌 V리그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4번이나 기록한 ‘완벽한 선수’였다. 시몬은 3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49득점 중 백어택 23-서브 5-블로킹 5점을 기록해 시즌 9번째 트라플 크라운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제공|KOVO

올시즌 남자배구 9번 기록…레오 2회
토종선수 2012∼2013시즌 이후 잠잠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에 트리플 크라운(한 경기에서 백어택, 서브에이스, 블로킹을 각각 3개 이상씩 기록하는 것) 풍년이 들었다.

3일 OK저축은행의 외국인선수 시몬은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4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시몬은 이날 자신의 최다 득점인 49득점 중 백어택 23점, 서브에이스 5점, 블로킹 5점에 성공해, 시즌 9번째이자 통산 74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했다. 앞서 2일 현대캐피탈의 새 외국인선수 케빈은 LIG손해보험과의 원정에서 V리그 데뷔 2경기 만에 개인 1호, 시즌 8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케빈은 트리플 크라운 성공의 관건인 서브를 3세트에 4개 성공시키며 ‘완벽한 선수’ 족보에 이름을 올렸다. 26득점. 많은 점수는 아니지만 트리플 크라운에 필요한 관문은 다 넘었다.

역대 최소득점 트리플 크라운은 16득점이다. 2005∼2006시즌 루니(현대캐피탈)가 LIG전에서 4백어택-3서브-3블로킹의 기록으로 달성했다. 2011∼2012시즌 대한항공의 마틴도 16득점(4백어택-4서브-5블로킹)으로 완성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트리플 크라운은 2012∼2013시즌에 달성된 14차례. 최소는 2008∼2009시즌으로 고작 3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올 시즌의 3분의 1을 소화한 3일까지 트리플 크라운이 9번이 나와 한국배구연맹(KOVO)은 웃지도 울지도 못한다. 화제의 기록이 자주 나와 팬의 관심을 끄는 것이 반갑기는 하지만 늘어나는 상금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 상금은 100만원이다. 세금은 20%가 조금 넘는다. 선수들이 회식하기에는 딱 좋은 액수다.


● 왜 이번 시즌 트리플 크라운 풍년인가?

‘역대급’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세계 정상의 외국인선수들이 트리플 크라운을 대량으로 만들어냈다. 특히 OK저축은행의 시몬은 데뷔전을 시작으로 1라운드에서만 3번을 했다. 매 경기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 블로킹 하나만을 남겨두는 무시무시한 페이스였다. 세계최고의 미들블로커가 블로킹 때문에 트리플 크라운을 몇 번 놓친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이유가 있었다. 상대 팀에서 시몬을 피해서 공격하다보니 블로킹할 기회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대신 상상을 초월하는 서브로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순간마다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시몬은 2라운드 들어 한 번도 트리플 크라운을 하지 못하다 3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2라운드 마수걸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그동안 구단이나 코칭스태프는 쉬쉬했지만 어깨와 무릎에 이상이 있다. 강한 서브를 구사하는 빈도가 줄고 정확성도 떨어졌다. 그러나 시몬은 이날 소문을 일축하듯 화끈하게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했다.

2시즌 연속 통합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던 삼성화재 레오는 이번 시즌 처음 트리플 크라운을 했다. 그동안 가공할 파워와 높이로 백어택과 에이스는 많이 했지만 블로킹에 약점이 있었다. 레오는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기보다는 때려서 점수를 내는 배구를 더 좋아했다. 이번 시즌부터는 신치용 감독의 주문에 따라 블로킹에 주력했고 새로운 맛을 알았다. 11월 9일 대한항공전에서는 무려 6개를 성공시켜 완전체 레오의 모습을 보여줬다.


● 블로킹이 쉬운 케빈, 새로운 형태의 트리플 크라운을 하다

케빈은 프랑스대표팀의 주전 미들블로커답게 블로킹에 장점이 많다. V리그 2경기에서 벌써 9개를 성공시켰다. 케빈이 가세하면서 현대캐피탈은 최민호와 윤봉우의 블로킹도 튼튼해졌다. 케빈은 높은 타점에 비해 파워가 떨어져 백어택 성공률이 떨어지는 점이 눈에 띈다. 대신 서브가 예리하다. 안쪽 바깥쪽 코스를 원하는 대로 공략하는 컨트롤이 좋다. 서브실패 확률이 누구보다 낮아 안정적이다.

한국전력의 쥬리치는 반대로 공격파워와 블로킹은 기대했던 수치를 보여주지만 서브에서 아쉬운 점이 드러난다. 정확성이 떨어진다. 공을 때리기 위해 높이 던지는 토스자세의 문제로 보인다. 트리플 크라운을 한 번 밖에 못한 이유다. 대한항공의 산체스도 V리그 최고라는 공격기술과 비교하면 블로킹 능력이 떨어져 2시즌 만에 처음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 눈앞에서 몇 번 기회를 놓친 토종선수들

가장 최근에 토종 선수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것은 2012∼2013시즌이었다. 대한항공 김학민이 2013년 2월 27일 현대캐피탈전에서 26득점(4백어택-3서브-3블로킹)으로 기록을 세웠다. 토종선수 통산 15호(개인통산 2호)다. 토종선수 가운데는 2005∼2006시즌 최초로 기록한 이경수가 3차례로 1위다. 문성민(현대캐피탈) 최홍석(우리카드)이 2번 했고, 김요한(LIG) 신영수 강동진(이상 대한항공) 장병철 박철우(이상 삼성화재) 양성만(한국전력)이 각각 한차례 달성했다. 이번 시즌에는 LIG 김요한이 11월 18일 대한항공전에서 블로킹 1개가 모자라 기록을 세우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20득점을 하면서 5백어택과 3서브를 했다. LIG는 그날 대한항공을 상대로 13개의 블로킹을 터뜨렸다. 3-1로 일찍 경기가 끝나 김요한에게는 아쉬웠다. 대한항공 곽승석은 1일 삼성화재전에서 14득점 3백어택 3블로킹을 했다. 서브가 하나 모자랐다. 야구의 사이클링 안타 때 3루타를 먼저 때려야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처럼 배구의 트리플 크라운도 서브가 관건이다.


수원|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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