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과 악수하고 루한·크리스 품는 中 바이두

입력 2014-12-08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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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이탈자’들에게 상 수여
제휴 파트너 배려 부족 논란


아직은 설익은 ‘관시(關係)’일까, 냉정한 비즈니스의 현실일까.

그룹 엑소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SM)와 전략적 제휴키로 한 중국의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가 잇달아 ‘엑소 이탈자’를 품어 그 속내에 대한 갖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바이두가 전액 투자해 설립한 동영상 전문 사이트 ‘아이치이’가 6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한 시상식 ‘환호-2015년 아이치이 밤’에서 루한이 ‘아시아 인기 아이돌상’을 받았다. 크리스는 이날 ‘국내(중국) 인기상’ 수상자로 내정됐지만, 시상식에 불참해 시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루한은 11월19일 중국 베이징에서 바이두가 주최한 ‘2014 바이두 모멘트 컨퍼런스’에서 ‘가장 가치 있는 남자스타’로 선정되기도 했다.

크리스와 루한은 각각 5월과 10월, SM에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소송을 내고 중국에서 독자 활동을 시작한 엑소의 멤버들이다. SM에 크나큰 실망과 타격을 안겨준 두 멤버에게 SM의 ‘중국 동반자’가 두 차례나 상을 준 것으로, 외형상 바이두가 파트너를 ‘배려’하지 않는 모양새다.

SM과 바이두는 5월8일 양사의 창립자인 이수만 회장(사진 오른쪽)과 리옌홍 회장(사진 왼쪽)이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SM엔터테인먼트와 SM C&C, 바이두와 아이치이 4개 회사의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SM의 음원 및 뮤직비디오 중국 독점 유통, SM 아티스트 및 케이팝 온라인 커뮤니티 공동 운영, 신규 방송프로그램 제작 등에 걸친 공동 비즈니스가 주요 내용이다. 협약식은 크리스의 소송 제기 일주일 전에 열렸고, 당시 크리스와 루한은 엑소-엠 멤버로 협약식에 참석했다.

바이두의 최근 이런 행보를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중국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진행하는 한 관계자는 “자사의 비즈니스와, 시상식에 톱스타를 초대하는 것을 별개의 일로 본 것 같다”면서 “중국 사업의 핵심은 ‘관시’라고 하는데, SM과 바이두가 ‘관시’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시’는 중국 사회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문화·사회적 ‘관계’를 뜻하는 말로, 개인간 또는 사업 관계를 유지하는 인맥의 중요성을 상징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업에서는 영원한 우군도 영원한 적군도 없다는 걸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면서 “우리와는 다른, 중국 사회만의 특수성을 잘 파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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