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도 아닌 이들 덕분에 웃는 사람이 많다. KBS 2TV ‘가족끼리 왜 이래’의 김상경·MBC ‘미스터 백’의 신하균·SBS ‘미녀의 탄생’의 주상욱·MBC ‘전설의 마녀’의 이종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은 기존의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망가지는 것도 불사하는 열연으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사진제공|KBS·MBC·SBS
신하균 ‘한국의 짐 캐리’ 애칭까지
이종원·주상욱도 코믹연기 큰 인기
‘아저씨 4인방’이 각박한 안방극장에 웃음 폭탄을 던지고 있다.
“볼만한 드라마가 없다”는 시청자 원성이 커지는 현실에서 이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가 중요한 시청 포인트로 자리 잡으면서 시청률 상승에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주인공은 김상경, 신하균, 이종원, 주상욱 등이다. 이들은 각자 주연을 맡은 드라마에서 소위 ‘깨는’ 모습으로 물오른 코믹 감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전작에서 반듯하고 멋진 ‘실장님’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이들이어서 그 180도 달라진 모습이 더욱 눈길을 끈다. 시청자 역시 자칫 과장된 연기라고 지적할 법도 한데 오히려 “신선하다”고 평가한다.
그 중심에는 김상경이 서 있다.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에서 재벌 2세 역을 맡고 시종일관 코믹 연기로 밀어붙인다. 찌질하다 못해 엉뚱하기까지 하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김현주와의 로맨스가 깊어지면서 코믹 연기는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 술에 취해 김현주와 하룻밤을 보내거나 입을 맞춘 후 립스틱이 범벅된 모습 등 우리가 그동안 봤던 김상경의 모습이 아니어서 더욱 빠져들게 한다.
이 같은 코믹 연기에 남다른 재미를 느낀다는 김상경은 “이 나이에 국민 귀요미 소리를 듣는다”며 웃는다. 덕분에 드라마는 시청률 38%에 근접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신하균도 김상경 못지않다. MBC 수목드라마 ‘미스터 백’에서 원맨쇼에 가까울 정도로 능수능란한 코믹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70대 노인이 30대로 젊어져 벌이는 이야기의 설정상 그의 부자연스러운 행동이 웃음을 안긴다. 또 표정까지 실감나게 표현해 ‘한국의 짐 캐리’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이종원과 주상욱도 마찬가지다.
이종원은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에서 유일하게 코믹한 캐릭터를 맡았다. 오현경과 함께 코믹 연기를 담당하는 이종원은 그동안 주로 맡았던 악역은 오간 데 없고, 거침없이 망가지고 있다. 이종원 측 관계자는 “평소 유쾌하고 유머러스하다. 이번에 제대로 연기 변신을 한 것 같다”고 말한다.
주상욱은 이종원과 경쟁하는 SBS ‘미녀의 탄생’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비록 시청률은 경쟁작에 비해 낮지만, 주상욱의 코믹 연기에 대해서는 매회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극중 선보이는 코믹 연기는 대부분 애드리브라는 점으로, 극 흐름에 힘을 더하고 있다. 주상욱 소속사 관계자는 “코믹 연기에 대한 욕심이 많아 드라마를 통해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