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하고 힙합 전사도 철학자가 된다

입력 2014-12-16 06: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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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하고 힙합 전사도 철학자가 된다

가수와 아빠 중 어느 것이 본업인지 알 수 없는 션은 본래 YG 엔터테인먼트의 초창기 히합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그는 '다른 건 다 필요없고 네 전화번호라도 달라'던 인물이었고 라임이나 박자보다는 잔뜩 성이 난 랩을 구사하곤 했었다.

그런데 그런 야성이 정혜영을 만나자 점차 줄어들더니 지금은 모든 여성들이 바라는 남편상이 되었고 최수종을 능가하는 남편들의 적이 되었다. '힐링캠프'를 통해 만난 션은 이제 '남편들의 적' 수준을 가뿐히 넘어서 도인의 경지에 다다른 듯 했다.

15일 방송된 '힐링캠프'에서 가장 말을 많이 하고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은 인물은 션이었다. 그는 "혜영이를 만났을 때 첫 눈에 반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는 흔한 말로 포문을 열고 부부와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션은 잉꼬 부부로 사는 비결로 "대접받으려 하지 말고 상대를 대접하라", "항상 장점을 보려는 자세를 유지하라" 등을 꼽았다. 마치 결혼식에서 가장 지루한 주례사에서나 들을법한 말이지만 그는 이를 10년 동안 지켜오려고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션은 "남자는 남자로, 여자는 여자로 살 때 가장 행복하다"면서 "원석을 만나 그 원석을 보석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결혼생활을 정의했다.

솔직히 그의 말은 지루했다. 션이 쏟아내는 말들은 "몸에 나쁘기 때문에 금연, 금주를 하라"는 말만큼이나 공허하기만 했다. 그래도 션은 분명 자신이 뱉은 말들을 충실히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그의 옆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여자 정혜영의 얼굴이 션의 노력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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