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그라운드의 레오’ 키운다

입력 2014-12-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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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MLB.com 캡처

ML 단 1경기도 못뛴 투수 메릴 켈리 영입
스캇·울프 실패 교훈…“성공 의지가 중요”

프로배구 명장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V리그 7시즌 연속 우승을 해냈다. 우승 주역은 안젤코, 가빈, 레오 등 외국인선수들이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들이 한국에 오기 전, 무명선수들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비싸고 유명한 용병을 데려온 팀들은 번번이 삼성화재에 패했다. 그 비결에 관해 신 감독은 “용병도 팀의 일원이다. 팀은 그 강점을 취할 뿐이다. 제아무리 잘하는 용병이라도 팀에 융화할 의지가 없으면 필요없다”고 지론을 말한다.

프로야구단 SK는 따로 프로배구의 신 감독에게서 가르침을 전수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2014시즌을 통해 느낀 통렬한 반성을 통해 그 ‘노선’을 지향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새로운 철학 아래 SK는 19일 우완 정통파 투수 메릴 켈리(26·사진)와 35만 달러에 계약을 했다. 켈리는 메이저리그에서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러나 SK는 커리어가 필수요건이 아님을 메이저리거 출신인 스캇과 울프의 실패를 겪으며 2014년 뼈저리게 느꼈다. 오히려 경력이 일천함에도 대체용병으로 영입한 밴와트의 성공을 통해 ‘용병선수는 하고자 하는 의지가 알파이자 오메가’임을 체감했다. 그 결과, 밴와트의 잔류 계약은 확정적이다.

SK는 2013년 다승왕에 올랐으나 재계약 제의를 뿌리치고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로 이적했던 세든의 케이스를, 이제 의도적으로 만들려는 지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즉 ‘한국에서 성공해서 꼭 일본이나 미국으로 떠나겠다’는 욕망을 가진 선수를 원한다는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안젤코, 가빈, 레오를 만들어내겠다는 방향성이다.

이런 선수를 찾기 위해 SK 민경삼 단장은 이달 초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열리는 샌디에이고를 찾아가 에이전트와 선수를 직접 만났다. 계약 직전, SK 구단이 약물복용 경력을 검증해 입단이 불발된 제이슨 프라이디도 그런 선수였다. SK는 프라이디 대신 한국에서 절실하게 성공을 원하는 선수를 물색 중이다. 2루수가 1순위이지만 답이 없으면 외야로 눈을 돌릴 방침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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