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AIR] 솟대·장승 깎는 괴짜 조각가

입력 2014-12-23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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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채널A

■ 채널A 오후 8시20분 ‘갈 데까지 가보자’

경북 예천에 자리 잡은 한 학교. 폐교 된지 10년이 훌쩍 넘은 이 곳에는 김수호 씨(사진)가 살고 있다. 비녀로 다소곳하게 쪽진 머리에 모자를 쓰고 수염을 기른 모습은 얼핏 도사처럼 보인다. 김 씨는 “내 멋대로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다.

‘갈 데까지 가보자’ 제작진이 만난 김 씨는 운동장을 작업실로, 교무실을 침실로, 교장실을 집무실로, 그리고 남은 교실은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몄다. 특히 교무실에는 김 씨가 손수 만든 황토 토굴까지 자리 잡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제작진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김 씨는 소나무에 달린 ‘보물’을 찾기 위해 산으로 자리를 옮긴다. 보물은 ‘부엉이 방구’라고 불리는 소나무의 혹. 김 씨는 이 부엉이 방구로 하늘과 땅을 연결해준다는 솟대와 장승을 10년 넘게 조각하고 있다. 특히 장승에 대해 큰 애착을 보이며 “언제나 저를 향해 웃고 있는 장승을 볼 때면 마음이 평안해진다. 사람과 달리 배신도 하지 않고, 떠나지도 않아 혼자 있어 외롭지 않다”고 말한다.

김 씨는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자 저녁을 준비한다. 운동장 한 쪽에 있는 작은 사택에 저장해둔 6만 여 마리의 귀뚜라미로 귀뚜라미 볶음, 귀뚜라미 샐러드와 귀뚜라미 초밥 등 ‘특급 귀뚜라미 밥상’을 차린다. 폐교에서 홀로 살아가는 괴짜 조각가 김 씨의 이야기는 오후 8시20분에 공개된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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