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대신 ‘이정협 잠재력’ 택했다

입력 2014-12-23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상주상무에서 주로 교체 명단에 들었던 이정협이 22일 발표된 2015 AFC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돼 주목받고 있다. 10년 가까이 한국축구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활약해온 박주영(알 샤밥)을 대신한 ‘깜짝 발탁’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이 균형 잡힌 체격과 근성, 성실함을 갖춘 이정협의 잠재력에 주목한 결과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슈틸리케 감독의 파격

A매치 경험 없는 상주상무의 조커
아시안컵 타깃형 스트라이커 발탁
186cm 신장·균형 잡힌 체격 장점
상대 수비수들과의 몸싸움도 강해

슈틸리케호 아시안컵 최종엔트리 발표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의 예고대로 ‘깜짝 발탁’이 이루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할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직접 발표했다. 지난주 제주도에서 일주일간 진행된 대표팀 전지훈련에 앞서 “깜짝 발탁이 있을 수도 있다”고 예고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A매치 출전 경험이 전무한 이정협(23·상주상무)을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29·알 샤밥)의 제외로 이정협을 뽑았다. 소속팀에서 주전이 아닌 후보로 출전하는 선수지만, K리그 경기를 통해 지켜봤고 제주도 전지훈련에서도 확인했다. 타깃형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맡길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 모두를 놀라게 한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

이정협은 각급 대표팀 경력이 거의 없는 선수다. U-20(20세 이하) 대표팀에 2차례 선발된 것이 전부다. 당시 대회 출전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U-20 대표팀 구성 초기 단계에서 테스트 차원의 발탁이었다. 그러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살아남지 못했다.

숭실대를 거쳐 2013년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한 뒤에도 주로 교체 멤버에 그쳤다. 상주에서도 대부분의 경기에서 조커 역할을 맡았다. 2013년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7경기에서 2골2도움, 올 시즌 25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을 뿐이다.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다. 월드컵 다음으로 큰 대회인 아시안컵에 이정협을 선발한 것이 파격적인 이유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의 잠재력을 눈여겨봤다. 키 186cm, 몸무게 76kg으로 균형 잡힌 체격을 갖추고 있고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에서 지지 않는다. 한 경기만 지켜본 것이 아니었다. 슈틸리케 감독과 코치들이 돌아가며 이정협이 뛴 5경기를 직접 관전했다. 제주도 전지훈련을 통해서도 기량뿐 아니라 훈련태도를 비롯한 의지까지 확인했다.


● 슈틸리케 감독 “우승을 위해 최선 다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 엔트리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시안컵 목표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으로 보면 한국은 아시아에서 3위다. 우리 앞에 2개 나라만 존재한다는 뜻이다. 우리뿐 아니라 일본과 이란도 우승을 목표로 한다”며 “여러 분들(기자나 팬)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구성원이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말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이어 “우리가 이번 대회에서 최대 6경기를 치르는데, 100%의 모습을 경기장 안에서 보이면 1월 31일(결승전)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40년 넘게 축구를 하면서 많은 대회를 지켜봤는데, 항상 최고의 실력을 지닌 팀이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진 않았다. 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이다”며 “대표팀은 한국을 대표해 아시안컵에 나서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대표팀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폭적 지지를 당부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tyong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