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얼굴보다 연기력…중년 연기자들이 뜬다

입력 2014-12-24 06: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중견연기자들의 안방극장 파워가 강력해지고 있다. ‘미생’ 신드롬의 주역 이성민부터 조재현·박상원·최민수(사진 맨 위부터) 등이 현재 안방극장의 대세로 주목받는 중년들이다. 사진제공|KBS·MBC·SBS·CJ E&M

■ 안방극장, 지금은 ‘중년시대’

톱스타·아이돌 주연 드라마 흥행 부진
박상원·최민수·조재현 등 중견들 약진
연기력 중시 드라마 시청 스타일 변화
내년에도 김상중·이성민 등 활약 예고

안방극장에 불고 있는 중년연기자의 바람이 심상치 않다.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시청자들의 깊은 신뢰를 받는 중년배우들이 가진 힘은 한류스타나 아이돌스타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정지훈이 주연한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이동욱의 ‘아이언맨’, 주원의 ‘내일도 칸타빌레’에서 보듯, ‘인기스타’란 이유만으로는 시청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됐다. 스토리를 이끌어갈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누군가가 필요하다. 바로 중년연기자들이다.


● 얼굴보다 연기력


‘여자 연기자의 예쁜 얼굴을 보기 위해 드라마를 본다’는 말은 사라진지 오래다.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선택하는데 있어 출연자의 얼굴 보다는 연기력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생겨났다. 인기절정의 톱스타라 하더라도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면 시청자는 돌아서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연기력이 캐스팅의 우선조건이 되어야하는 이유다.

지상파 3사 월화드라마는 공통적으로 중년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KBS 2TV ‘힐러’ 박상원, MBC ‘오만과 편견’ 최민수, SBS ‘펀치’ 조재현은 극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드라마의 분위기를 더욱 묵직하게 만든다. 올해 최고 드라마로 꼽히는 tvN ‘미생’과 KBS 1TV ‘정도전’에서 가장 강렬했던 존재도 이성민과 조재현이었다.

내년에도 중년들의 활약은 이어진다.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 김상중, MBC 월화드라마 ‘화정’ 이성민,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가제) 김성령이 주인공들이다. 주로 온 가족이 보는 주말드라마에 출연해왔던 이순재와 김혜자도 젊은층이 주로 보는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KBS 2TV)에 나선다는 점은 파격적이다.

MBC 드라마국 김경희 부장은 “톱스타나 아이돌의 힘은 여전하지만 시청자가 유명스타를 보려고 드라마를 시청하는 시대는 끝났다. 연기력을 평가하는 시청자의 눈이 정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제작비 절감 등 제작환경의 변화도 요인


뛰어난 연기력은 물론 드라마 제작환경의 변화도 중년들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일부 톱스타의 억대 출연료로 제작비의 부담이 커지면서 그 대안을 중년연기자에서 찾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출연료에 연기력을 갖춘 연기자를 캐스팅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는 것이다.

또 드라마 시청스타일의 변화로 전체적으로 저조한 시청률도 원인으로 꼽힌다. TV시청은 10∼20대보다는 30∼50대가 많아 이들의 손에서 시청률이 결정된다. 그렇기에 중년층의 시청자가 선호하는 연기자를 선택한다. 해외 판매량 감소도 젊은 스타에 의존하지 않게 하는 영향을 줬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톱스타급 연기자에게 억대 출연료를 주고 나면 남는 제작비가 없다. 그렇다보면 무리하게 PPL(간접광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결과적으로 드라마에 마이너스 효과”라고 지적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