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기획] 천하무적 육상농구 ‘위성우 매직’

입력 2014-12-26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우리은행이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에서 개막 16연승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최근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일궈낸 우리은행을 대적할 상대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은행 천하’를 만든 위성우 감독은 지난 3년간 팀의 색깔을 완전히 바꿔놓으며 지도력을 뽐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극강’으로 진화한 우리은행

3년전 시즌 10승도 어렵던 만년 꼴찌팀
위감독 부임 후 혹독한 체력·수비 훈련
뛰는 농구로 2연속 통합우승·개막16연승
끊임없이 연구하는 위감독의 노력도 한몫

우리은행은 여자프로농구(WKBL)의 새로운 ‘왕조’다. 2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빛나는 우리은행은 24일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해 개막 16연승을 달리며 WKBL의 역사를 새로 썼다.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개막 직후부터 확고한 선두독주체제를 구축한 만큼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은 ‘떼어 놓은 당상’ 같은 분위기이기도 하다. 현재로선 우리은행을 잡을 팀이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프로스포츠 사상 초유의 ‘전승 우승’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우리은행의 전력은 ‘극강’, 그 자체다.


● ‘위성우 매직’은 어디에서 나오나?

우리은행은 불과 3시즌 전만 해도 ‘만년 꼴찌’였다. 2010∼2011시즌 5승30패, 2011∼2012시즌 7승33패로 부진을 거듭했다. 시즌 10승을 거두기도 어려운 팀이 우리은행이었다. 그러나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위성우(43) 감독이 부임하면서부터 ‘이기는 팀’으로 거듭났다.

위 감독은 체력과 수비에 포커스를 맞췄다. 여름 내내 혹독한 러닝 훈련으로 선수들을 ‘뛰는 농구’에 최적화시켰다. 또 ‘될 때까지 하는’ 집요한 반복 훈련을 통해 현재 우리은행의 팀 컬러로 자리 잡은 ‘존 프레스’ 수비를 주입했다. 신한은행 시절 코치로서 임달식(50) 전 감독을 보좌하며 ‘통합 6연패 신화’를 이뤄냈던 위 감독은 “당시 신한은행에는 정선민, 전주원, 최윤아, 하은주 등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우리 팀은 그렇지 못했다. 짧은 시간에 기술을 발전시킬 순 없다.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농구를 펼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정인교(46) 감독은 “우리은행의 ‘육상농구’를 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만큼 뛸 수 없다면 기술로 이겨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위 감독이 대단한 팀으로 만들어냈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 노력하는 위성우 감독, 운마저 따른다!

기량 발전을 위해 코트 위에서 땀을 흘리는 선수들 못지않게 위성우 감독 역시 농구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위 감독은 지난 여름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여자농구대표팀을 맡았다. 여자대표팀은 진천선수촌에서 남자대표팀과 3개월간 함께 생활했는데, 당시 위 감독은 틈틈이 남자대표팀의 훈련을 지켜보면서 당대 한국농구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유재학(51) 감독의 훈련 시스템을 눈으로 익히고 조언을 구하곤 했다.

평소 술을 입에 대지 않는 위 감독은 스트레스마저 농구로 푼다. 위 감독은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 남자프로농구(KBL) 경기를 챙겨본다. 그는 “모비스, 전자랜드처럼 조직적인 농구를 잘하는 팀의 경기는 웬만해선 빼놓지 않고 본다. 수비 로테이션을 중점적으로 보면서 우리 팀에 필요한 부분을 맞춰보기도 한다”고 밝혔다.

노력하는 위 감독에게는 ‘뽑기 운’마저 따른다. 위 감독은 7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샤데 휴스턴(28)을 선발했다. 휴스턴은 올 시즌 경기당 16.8점을 올리며 우리은행의 폭발력을 높이고 있다. 위 감독은 “(휴스턴을) 앞에서 당연히 뽑아갈 줄 알았는데, 운 좋게 우리 순번까지 남아서 고민 없이 선발했다. 휴스턴의 공격력이 좋아 국내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공격에 힘이 붙으면서 우리 팀이 더 좋아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