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갑’의 횡포, 연예계도 마찬가지…스타들의 ‘갑질’ 천태만상

입력 2015-01-09 16:1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동아닷컴DB

지금 우리 사회는 갑들의 횡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항공사의 부사장부터 경찰청장에 이르기까지 힘이 있는 사람들이 보여준 일련의 사건들은 여론이라는 이름 아래 한데 뭉친 을들의 분노를 온 몸으로 받아내는 중이다.

하지만 연예계에서 소위 말하는 '갑질'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스타병이 걸린 연예인이 스태프들에게 무례하게 군다거나 후배들을 쥐잡듯이 잡았다는 일화는 이제 비밀 축에도 끼지 못한다.

하지만 연예 관련 업계에 거대 기획사라고 부를만한 업체가 생겨나고 그 곳에서 스타가 탄생되는 구조가 정착되면서 이들의 갑질은 더욱 심해졌다. 항공기 회항만큼이나 어이없는 사례들도 넘쳐난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일반인들이야 방송국이 연예계의 거대 갑이라고 생각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PD들이 유명 연예인들을 섭외해야 할 때는 간이고 쓸개고 다 빼놔야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아마 삼고초려도 그렇게는 안 했을 것이다. 꽃다발은 기본이고 온갖 요구를 다 들어주면서 겨우 섭외를 한다. 그러면 여기서 기획사가 등장해 재능도 없는 신인을 드라마에 넣어달라 예능 프로그램에 넣어달라는 식"이라며 한때 논란이 됐던 끼워팔기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해서 예능이나 드라마에 섭외를 했다. 그러면 이제 모두 끝난 것일까. 아니다. 진짜 진상은 이제부터다.

또다른 드라마 쪽 관계자는 "한 배우는 자기의 배역이 마음에 안든다고 두번이나 대본을 통으로 수정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래놓고도 막판에 마음을 바꿔 예정에 없던 드라마가 편성돼 방송된 적도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렇다면 유명스타들의 갑질은 방송사에게만 해당할까. 언론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갑질은 인터뷰에서 유독 빛(?)을 발한다.

한 연예 매체 관계자는 "조금만 뜨면 기자들을 불러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렇게 생긴 것이 라운드 인터뷰"라며 "연예인 한 명에 최소 4개 매체에서 많게는 한 타임에 13개 매체가 함께한다. 그러다 보니 인터뷰의 퀄리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인터뷰가 아닌 기자회견인 셈.

또 다른 언론 관계자도 "매체가 많기 때문에 라운드 인터뷰를 하는 건 백보 양보해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선심 쓰듯 시간분배하고 민감한 질문은 사전에 차단한다. 거기에 자기 인터뷰를 위해 사진을 찍는데 포즈를 요구하는 기자에게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고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컨디션이나 급을 떠나 예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영화쪽 남자배우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열흘 이상 붉은 꽃은 없고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올 때도 있는 법이다. 항공기 조종사들도 기체가 이륙할 때보다 착륙할 때 더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했다.

대중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열렬한 지지를 받은 스타들은 갑질을 하지 못해서 안하는 것일까. 약도 없다는 스타병에 걸린 이들의 깊은 자아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