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완 “‘미생’, 내 모든 밑천 드러나게 한 작품” [인터뷰]

입력 2015-01-12 1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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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타제국

○장그래와의 싱크로율 점수는 80점
○시즌2의 장그래? 완생으로 나아가고 있었으면

tvN 금토 드라마 '미생'은 지난해 가장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드라마였다. 실제 직장생활을 옮겨놓은 듯한 전개와 직장인들의 애환은 이 드라마에 고스란히 담겼고 이로 인해 주연이 아닌 조연, 심지어 단역에 이르기까지 모든 배우들이 고른 사랑을 받은 이례적인 드라마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생'의 인기를 이끌고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적신 것은 장그래 역의 임시완이었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실의에 빠진 청년층을 대변하는 아이콘이 됐다.

"이 작품을 하면서 저는 제가 완벽한 장그래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얻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대사나 행동이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시청자들을 보면서 제가 아니라 시청자들이 장그래였기 때문에 공감을 얻은 것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이제는 제가 장그래라는 말을 함부로 못하겠어요."

사진제공│스타제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시완은 장그래였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임에도 그가 장그래에게 공감할 수 있었던 까닭은 그 역시 연습생 시절과 데뷔 초에 겪었던 많은 갈등 때문이다.

"프로의 세계에 입문을 하면서 바둑으로 치면 '내가 필요 없는 돌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굳이 이 연예계 생활을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기도 했죠, 그런 고민들이 장그래와 많이 맞닿아 있었어요."

그런 그가 스스로 생각하는 장그래와의 싱크로율 점수는 얼마일까. 임시완은 "예전에는 100%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한 80점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80점이라는 다소 짠 점수를 준 임시완이지만 그는 이제 '연기돌' 아닌 배우로 성장했다. 시청자들 역시 더 이상 임시완의 연기에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다. 그야말로 눈부신 성장이라고 할 만하다.

"저는 지금도 제가 반드시 필요한 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도 다행인 건 지금 제가 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생겼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언젠가 다시 이 세계에서 제가 필요하지 않을 때가 오더라도 담담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하지만 임시완의 준비와는 달리 여전히 대중들은 그를 필요로 한다. 당장 '미생'이 끝난지도 얼마 되지 않았건만 시즌2의 장그래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미생'은 하면 할수록 제 밑천이 드러나는 작품이었어요. 중후반에 이르러서는 정말 바닥이 드러났죠. 즐기면서 해보려고 했지만 단순한 작품이 아니었어요. 시즌2의 장그래요? 얼마나 더 성장할까 기대되는 인물이었으면 좋겠어요. 완생이 된 모습보다는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지길 바라고 있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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