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희 결승골…한국축구 진땀 8강

입력 2015-01-1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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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아시안컵 쿠웨이트전 1-0

전반 36분 차두리 크로스 받아 천금 헤딩골
손흥민·이청용·구자철 결장 공격력 무뎌져
수비 불안 여전…선수들 컨디션 회복 시급

17일 호주와 조별리그 최종전

‘슈틸리케호의 원조 황태자’ 남태희(24·레퀴야SC)가 위기의 한국축구를 구해 2015호주아시안컵 8강으로 이끌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3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쿠웨이트와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전반 36분 터진 남태희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10일 오만전 1-0 승리를 포함해 2연승을 거둔 한국(골득실 +2)은 13일 역시 오만을 4-0으로 완파하고 2연승을 올린 호주(골득실 +7)와 함께 8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호주의 A조 1위 결정전은 17일 브리즈번에서 펼쳐진다.


● 차두리 ‘택배 크로스’, 남태희 헤딩 마무리

카타르 레퀴야SC에 몸담고 있는 남태희는 지난해 2월 카타르리그에서 6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세계적 골잡이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이름을 딴 ‘중동의 메시’라는 별명을 얻었다. 뛰어난 발재간과 센스 있는 로빙패스 등 화려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그는 2014브라질월드컵 때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지만, 중동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슈틸리케 감독 취임 이후 중용되고 있다.

남태희는 슈틸리케 감독의 한국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10월 10일 파라과이전에서 김민우의 첫 골을 어시스트하고, 직접 추가골까지 터뜨려 2-0 완승을 선물하며 ‘슈틸리케호의 원조 황태자’란 새 닉네임도 얻었다. 그는 10일 오만전만을 제외하고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6경기에 모두 출장했다.

쿠웨이트전에 앞서 “나는 포지션에 관계없이 뛸 준비가 돼 있다”며 의욕을 불살랐던 남태희는 결국 천금같은 골로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또 한번 부응했다. 전반 36분 오른쪽 측면에서 차두리(35·FC서울)가 정확하게 올려준 크로스를 상대 수비수 사이에서 그대로 머리로 받아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 이기긴 했지만…

오만전에 최정예 멤버로 나섰던 대표팀은 부상으로 중도 귀국이 확정된 이청용(27·볼턴)을 비롯해 총 5명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이날 경기장에조차 나오지 못하는 등 선수단 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손흥민(23·레버쿠젠), 구자철(26·마인츠),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은 감기 증세로 빠졌고, 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 역시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 탓인지 한국은 비록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5위로 이번 아시안컵에 나선 16개 중 FIFA 랭킹이 2번째로 낮은 쿠웨이트를 상대로 예상 밖 고전을 면치 못했다. 후반 들어 주도권을 내주고,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던 중앙수비 불안으로 인해 몇 차례 위협적 장면을 노출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엿보였다. 좌우 윙어 손흥민과 이청용이 함께 빠지자 공격력 역시 눈에 띄게 무뎌졌다.

오만과 쿠웨이트는 전력상 반드시, 그리고 큰 점수차로 이겨야 했던 상대들이다. 그러나 대표팀은 2경기 모두 1-0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조 1위 결정전이 될 17일 호주전 등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다. 대표팀이 이청용의 빈자리를 메우고, 떨어진 컨디션을 끌어올려 공수에서 정상 전력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캔버라(호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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