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드라마는 여탕, 예능은 남탕

입력 2015-01-15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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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1박2일’과 MBC ‘라디오 스타’·‘진짜 사나이’(맨 위 사진부터)는 남자 연예인들이 이끄는 대표적인 예능프로그램이다. 사진제공|KBS·MBC

■ TV 속 ‘성 양극화’ 현상

새 드라마는 여자들 이야기 주류
새 예능은 남성 출연자들 독무대
주 시청층 따라 캐스팅 편중 심화

TV 속 ‘성(性)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드라마는 ‘여풍’, 예능프로그램은 ‘남풍’으로 극명하게 갈리는 추세다. 이 같은 형태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왔지만, 올해 유독 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드라마는 ‘여풍’이 키워드라고 할 정도로 여자 연기자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상반기 드라마를 살펴보면 여자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KBS 2TV ‘착하지 않은 여자들’을 비롯해 MBC ‘화정’·‘앵그리맘’·‘적도의 꽃’, SBS ‘풍문으로 들었소’·‘냄새를 보는 소녀’·‘이혼변호사는 연애중’·‘내 마음 반짝반짝’ 등이다. 김혜자, 채시라, 유호정, 김성령, 김희선, 이연희, 남보라 등이 각 드라마의 주연으로 나선다.

반면 예능프로그램은 남성들의 독무대다. KBS 2TV ‘1박2일’·‘슈퍼맨이 돌아왔다’, MBC ‘무한도전’·‘진짜 사나이’·‘나 혼자 산다’, ‘라디오 스타’ SBS ‘런닝맨’·‘정글의 법칙’ 등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기존 예능프로그램들은 물론이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도 모두 남성 출연자들이 이끌고 나간다. 7일부터 방송한 KBS 2TV ‘투명인간’에는 강호동·하하·김범수·정태호·강남 등이 출연하고 있다. 서장훈·장동민·박준형 등이 진행하는 MBC ‘애니멀즈’와 이경규가 출연하는 SBS ‘아빠를 부탁해’, 차승원·유해진·장근석이 나서는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어촌편’ 등도 모두 남자들의 이야기다.

이 같은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김혜자, 이연희, 김희선, 유호정(왼쪽 위 부터 시계방향)은 올해 각 방송사 드라마를 이끌 여주인공들. 동아닷컴DB


예능프로그램은 리얼리티를 강조한 콘셉트가 대세를 이루면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남성 출연자들이 예능프로그램에서 육체적으로 힘들어하거나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의 웃음을 극대화한다. 그런 경향이 짙어지면서 여성 출연자는 홍일점으로 역할이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30∼40대가 주 시청층을 이루는 많은 드라마는 이들의 공감대를 쌓을 수 있는 스토리를 풀어내기 마련. 정 평론가는 “드라마는 최근 20대 여자 연기자들이 부재한 상황에서 연기력이 탄탄한 30대 여자 연기자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이런 현상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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