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형 음악극 ‘THE HOME’, 노래와 연기로 버무린 자전적 이야기

입력 2015-01-15 18:4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지형 THE HOME 사진|해피로봇레코드

이지형 THE HOME 사진|해피로봇레코드


이지형 버전 ‘8mile’이라고 부를 만한 음악극 ‘THE HOME’이 2015년 더 새로워진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지형은 15일 서울 대학로 소극장 알과 핵에서 음악극 ‘THE HOME’의 쇼케이스를 열고 2015년 첫 무대를 선보였다.

‘THE HOME’은 콘서트와 연극을 혼합한 색다른 장르의 공연으로, 2009년 초연을 시작해 2013년까지 40회 이상의 공연에서 3500여명의 관객들과 만났다.

편의상 ‘음악극’이라고 규정하긴 했지만 사실 ‘THE HOME’의 장르는 상당히 복잡하다.

‘지형’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중심으로 연기와 음악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만 콘서트도 연극도 뮤지컬도 아닌 독특한 공연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THE HOME’에 대해 이지형 역시 “음악극이라고는 하는 데 정확히 뭐라고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라며 “어렸을 때 찰리채플린이 ‘모던타임즈’를 혼자서 다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는데 나도 앨범을 내고 가수가 되면 할 수 있는 뭔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실 ‘뜨거운 안녕’ 전후로 해서 드라마와 영화 제의가 수차례 들어왔다. 그런데 먼저 오디션을 제안하고 다 떨어트리더라. 그래서 오기 반 찰리채플린 반 해서 만든 것도 있다”라며 “해마다 하겠다고 약속한건 아니지만 무언가 패턴을 만들고 싶어서 가능하면 1년에 한번은 하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THE HOME’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극의 배경은 주인공인 ‘지형’의 집이다. 13년째 솔로 데뷔를 준비만 해온 지형의 집에서 그의 밴드들이 만나서 연습을 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을 무대 위로 고스란히 옮겨왔다.

이 과정에서 이지형은 곡을 쓰고, 편곡을 하고, 악기를 조율하고, 합주를 하는 등 밴드가 노래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내고 있다.

또한 극의 등장인물 이름은 실제 주인공들의 실명이긴 하지만 실제와 가상이 적절히 섞여있는 캐릭터로, 100% 본인이라고 하기는 무리가 있다.

이지형 THE HOME 사진|해피로봇레코드


실제 소심하고 예민한 성격으로 아직 데뷔조차 하지 못한 음악꼰대인 ‘지형’과 활발한 솔로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지형의 모습은 상당한 괴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HE HOME’은 이지형 본인의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해도 맞는 말이다.

이지형은 “‘지형’에게 현재의 내 모습은 없지만 나를 비롯해 많은 가수들이 (지형과 같은)생각을 한다”라며 “저런 갑갑한 속내와 지형의 성격, 안 좋은 모습은 감히 모든 가수들이 가지고 있을 거라고 본다”라고 자신 경험과 사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임을 알렸다.

재미있는 점은 ‘THE HOME’의 시작과 끝에는 모두 ‘여자’에 반응을 보이는 38살 지형의 모습이 담겨있다는 점으로, 이에 대해 이지형(참고로 이지형은 유부남이다)은 “(여자를)만나서도 안 되고 만날 일도 없다. 물론 어렸을 때는 좋아했다. 잠 안자고 만나러 갔다”라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극 자체로도 충분한 재미가 있는 ‘THE HOME’이지만 매회 등장하는 게스트는 이를 한층 배가시켜준다.

현재 출연이 예고된 게스트만해도 소란, 페퍼톤스, 원모어찬스, 짙은 , 유희열, 유인나, 배인혁, 윤성현, 킹스턴루디스카, 넋업샨, 본킴, 권진아, 스윗소로우, 전지한, 007코리아, 정준일, 소심한 오빠들, 토마스쿡, 솔루션스, 나인, 이승열, 10cm, 옥상달빛, 랄라스윗, 좋아서하는 밴드, 권순관,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이지형은 “일단 아는 사람들 위주로 모두 물어보고 가능하다는 분들을 섭외했다. 그리고 뭔가 설정을 잡아서 같이 할 수 있는 분들이다”라며 “그런데 친하다고 연기 호흡이 잘 맞지는 않더라. 오히려 초면인 윤한씨가 제일 호흡이 잘 맞았다. 잘생긴 사람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토이의 ‘뜨거운 안녕’ 객원 보컬이었던 이지형은 3월 토이 콘서트에 대해서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지형은 “아직 (유)희열이 형한테 전화는 안왔다”라며 “하지만 당연히 부를 거라고 생각한다. 공연 때 신나는 노래도 있어야하니까 ‘뜨거운 안녕’도 부르지 않겠나”라고 여유를 보여 웃음을 선사했다.

한편 ‘THE HOME’은 1월 16일부터 2월 14일까지(매주 월요일 제외) 대학로 알과 핵 소극장에서 총 26회 공연된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