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의 시대 끝났나?’ 女心 잡는 호구男들의 약진

입력 2015-01-20 10: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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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남자의 시대는 막을 내린 것일까. 최근 영화계화 방송계에서는 일편단심 순정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은 '호구남'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 ‘호구’라는 단어는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최근 영화, 드라마를 통해 자신이 사랑하는 한 여자를 향해 아낌없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어줄 만큼 열정적인 순애보를 펼치는 캐릭터를 지칭하는 '호구남'들이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이승기는 최근 개봉한 영화 ‘오늘의 연애’(감독 박진표)의 남자 주인공 준수(이승기 분)는 연애만 했다 하면 여자친구가 해 달라는 대로 다 해줘도 100일도 못 가서 차이고 마는 초등학교 교사를 연기했다.

그런 준수에게는 특별한 썸녀, 현우(문채원 분)가 있다. 준수는 18년 동안 친구인 현우를 짝사랑하며 사랑도 우정도 아닌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매일 같이 밥 먹고 영화보고 데려다 주고 손도 잡고 위급할 때 마다 도와주고 오피스텔 비밀번호까지 알고 있지만 애인은 아니다.

18년 동안 아무런 진전 없이 ‘썸’만 타고 있는 준수의 호구스런(?) 로맨스는 최근의 연애 트렌드를 재치 있게 짚어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개봉한 '오늘의 연애'는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랭크되며 인기몰이 중이다.


그런가 하면 Mnet 뮤직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에서는 짝사랑남 강세찬(진영 분)의 로맨스가 눈물겹다.

‘칠전팔기 구해라’는 음악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열정을 지닌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직드라마로 외모, 성격, 사랑 등 저마다의 불합격 사유를 지닌 이들이 ‘슈퍼스타K2’에 도전하고, 이를 계기로 시작된 이들의 인연과 음악으로 하나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특히 극 중에서는 여주인공 구해라(민효린 분)를 둘러싸고 쌍둥이 형제 강세종(곽시양 분)과 강세찬이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재미를 더한다.

여기서 강세찬은 11살에 해라를 처음 본 순간부터 첫 눈에 반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상대가 친형일지라도 절대 물러서지 않고 해라를 향한 마음을 드러내는 세찬은 급기야 지난 16일 방송에서 아찔한 사고 앞에 자신의 목숨보다도 해라를 먼저 구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앞서 소개된 '호구남'들이 이미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면 tvN 새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연출 표민수, 극본 윤난중)은 호구남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시청자들을 공략한다.

남자 주인공 강호구(최우식 분)는 일명 ‘대한민국 대표 호구남’을 자처한다. 함께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사귄 것 같았지만 역시나 사귄 건 아니었고, 스물 여섯이 될 동안 여자 비슷한 친구도 없었던 호구에게는 좋은 사람이 결코 좋은 남자는 아니라는 그 단순한 진리를 이해하기가 너무나 어렵다.

그런 호구 앞에 첫사랑 ‘도도희’(유이 분)가 우연히 나타나며 호구는 코믹하면서도 복잡한 애정관계에 휘말리게 된다. '호구의 사랑'은 첫사랑 도희의 일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성심성의를 다하는 순정남 호구를 통해 이 시대 ‘썸’이 아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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