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V리그 올스타전에서 불의의 무릎부상을 당한 도로공사 리베로 김해란(오른쪽)이 26일 검진 결과 왼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면서 잔여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우승을 향한 도로공사가 구심점을 잃었다. 장충체|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최근 8연승 질주 도로공사 황당한 악재
서남원 감독 “세상에 쉬운일 없다” 한숨
김해란 시즌 아웃.
4라운드 전승을 포함해 최근 8연승을 달리던 도로공사가 프로배구 올스타전 때 악재를 만났다. 주전 리베로 김해란이 25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올스타전 2세트 8-11 상황에서 공격하다 큰 부상을 당했다. 왼쪽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다. 2년 전 월드리그 한일전 도중에 문성민이 당했던 부상부위와 같다. 수술하고 아무리 재활이 빠르다고 해도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25일 올스타전 때 팬서비스 차원에서 평소 하지 않던 공격을 시도한 이후 무릎에 통증을 느껴 절룩거리며 코트를 나왔던 김해란은 26일 구단 지정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가벼운 부상으로 여겼다. 검사결과는 뜻밖이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부상이 이처럼 커지면서 도로공사는 물론 한국배구연맹(KOVO)도 할 말을 잊었다. 김해란은 붓기가 가라앉은 뒤인 2월 12일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도로공사는 상황이 이 정도까지 나빠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25일 부상발생시 치료비 등 후속조치와 관련해 KOVO와 연락을 나눴다. “KOVO 주관 행사에서 선수가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치료비용 등은 KOVO에서 부담해달라”고 했다.
도로공사는 큰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선수들이 충분히 몸을 풀 시간이나 시스템을 만들어주지 않은 행정에 섭섭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날 각 구단은 따로 트레이너를 동행했지만 많은 이벤트가 벌어지는 동안 선수들이 몸을 풀 시간이 모자랐다. 완벽한 준비 없이 경기에 투입된 결과치고는 너무 뼈아프다. 이번 사례를 한 선수와 구단의 불행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다음 행사 때는 선수들의 몸 관리를 위한 보다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30∼40대 베테랑의 절묘한 하모니 속에 선두를 질주하다 악재를 만난 도로공사 서남원 감독은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했다. 김해란의 공백은 오지영이 메울 예정이다. 8연승 동안 완벽해보이던 도로공사에 생긴 뜻밖의 균열. 도로공사의 사상 첫 우승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