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울,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지소울은 만화 캐릭터 같은 구석이 있다.
국내 3대 기획사로 손꼽히는 JYP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 기대를 모았지만 홀연히 미국으로 건너가 9년 동안 음악공부를 이어온 지소울의 모습은 명문가문의 출신으로 일찍이 세상에 이름을 알릴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마다하고 수련을 이어가 뒤늦게 세상을 평정하는 그런 만화 같은 스토리 상당히 닮아있다.
물론 이제 막 자신의 데뷔앨범을 발표한 지소울이 세상을 평정했다고 평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가 가지고 온 음악의 신선함과 화제성을 고려하면 이후 그가 가요계를 점령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 보인다.
JYP뿐만 아니라 많은 가요관계자와 리스너들이 지소울의 행보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이지만 정작 지소울 본인은 상당히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15년간 이어진 ‘연습생’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낸 데뷔 앨범으로 감격스러울 법도 하지만 “좋다. 주변에서도 많이 좋다고 해줘서 좋다”라고 간단한 소감만을 밝히며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미국에서의 생활에 대해서도 그는 “잘 열심히 노래하고 열심히 곡 쓰고 열심히 바쁘게 지냈다”라고 간략하게 설명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어진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나름대로 열심히 지내왔다”라는 말에서 실제 생활을 그리 간단하지 않았음을 유추할 수 있었다.
이처럼 특별히 자신의 과거를 내세우거나 미화시키는 타입은 아닌 지소울이었지만 대화가 진행되면서 미국 생활의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소울은 “학생신분이라 일은 하지는 못했다. 그냥 학교를 다녔고, 버스킹을 많이 했다. 지하철에서도 하고 오픈바에서도 하고 노래를 많이 불렀다”라며 “물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10년을 돌아보면 누구나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 때가 있지 않나. 나만 특별히 더 힘들고 어렵고 한건 아니었다”라고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나 개인적으로 재밌게 (미국생활을)했다”며 “홀로 남아 유학생활을 이어간 게 그렇게 거창하게 한건 아닌데, 할 수 있는 말은 후회가 없는 것. (리먼 사태 때)그때 돌아오지 않는 것에 후회는 없다”라고 미국에서의 생활을 평했다.
지소울,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이런 나름대로의 배움과 고생을 바탕으로 선보인 지소울의 데뷔앨범은 단순히 R&B 팝 장르라고하기 모호한 재미있는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지소울은 “가요를 많이는 듣지는 못했다. 그리고 특이한 걸 하고 싶었다”라며 “미국에서 많은 곡들과 아티스트의 영향을 받았다. 장르의 제한을 받고 싶지는 않다”라고 자신의 음악스타일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타이틀곡인 ‘You’에 대해서도 “얼터너티브 락을 기본으로 해서 비트를 세게 했고, 부르기를 R&B스타일로 불렀다”라고 밝혀 여러 가지 장르가 혼재돼 있음을 알렸다.
그렇다고 지소울의 음악이 너무 낯설거나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뜻은 아니다. 타이틀곡 ‘YOU’는 다수의 음원차트 상위권을 섭렵하며 대중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에 대해 지소울은 “신인가수로서 정말 좋은 출발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커리어를 쌓고 성장해 나가려고 한다”라고 데뷔앨범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랜 시간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며 많은 곡을 써온 만큼 지소울의 행보는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미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곡들이 상당수 있으며, 지소울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들려드리도록 하겠다”라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어 지소울은 “아직 정확히 몇 곡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다음앨범은 아마 정규앨범이 될 것 같다. 그만큼의 트랙수는 준비된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미국에서의 데뷔 역시 여전히 유효한 상태이다. “앞으로도 미국에는 작업하러 가기도 하고 계속 왔다갔다 할 것 같다”라고 밝힌 지소울은 “미국에서 데뷔할 기회도 있었고, 현재이야기중인 프로젝트가 있다”라고 말해 미국 무대에서의 모습을 기대케 했다.
당분간은 공연을 위주로 많은 관객과 만나고 싶다는 지소울은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그래미 어워즈에서 공연을 해보고 싶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자칫 농담으로 치부될 수도 있는 원대한 목표이지만 지소울은 “꿈은 크게 가져야 좋은 것 아니냐. 그리고 모든 일에는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해 실현 가능성이 있는 꿈임을 분명히 했다.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덤덤하게 자신의 과거와 현재, 앞으로의 음악에 대해 밝힌 지소울은 “오랜 연습생 기간 등 때문에 사람들이 왜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신인가수인 만큼 그런 점에 포커스를 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앞으로 더 성장해 나갈 것이고, 자유로운 아티스트,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자한다”라고 그 다운 각오를 덧붙였다.
지소울, 사진|JYP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