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기자의 여기는 시드니] 파이터 손흥민, 절친 크루스를 울려라

입력 2015-01-29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손흥민. 스포츠동아DB

■ 호주와 운명의 결승전 ‘레버쿠젠 절친 전쟁’

“손흥민은 좋은 친구다, 비록 한 명만 웃겠지만 특별한 밤이 될 것 같다” - 로비 크루스

한국·호주 대표하는 ‘실력파 윙어’
현재 손흥민 2골·크루스 1골 뽑아
55년 만의 우승…우정은 잠시 잊자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클럽 레버쿠젠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손흥민(23·한국)과 로비 크루스(27·호주)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에서 우정의 대결을 펼친다. 한국과 호주는 31일 시드니 올림픽파크 내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이번 대회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둘 중 한 명만 우승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그러나 크루스는 손흥민과 결승에서 재회하게 된 사실을 아주 특별하게 여겼다. 둘은 17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이미 한 차례 마주쳤다. 조별리그 A조 3차전 당시 나란히 후반 교체로 출전했다. 이번 결승에선 둘 다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 크루스 “친구와의 결승 대결, 특별한 밤 될 것”

크루스는 27일 뉴캐슬에서 벌어진 아랍에미리트(UAE)와의 4강전에 선발 출전해 후반 37분까지 뛰며 호주의 2-0 승리에 일조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그는 위치를 바꿔가며 최선을 다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난 크루스는 “레버쿠젠 동료인 손흥민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만나 특별한 밤이 될 것 같다. 레버쿠젠에서 함께 뛰는 2명의 선수가 국가를 대표해 서로를 상대해야 한다”며 “과거 손흥민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만나자’는 얘기를 자주 주고받았다. 그 약속이 지켜졌다”고 밝혔다.

결승에 선착한 손흥민에게 축하인사를 전한 크루스는 “그는 좋은 친구다. 그에게도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란다. (우승까지) 한 경기를 남겨둔 상황이고, 우리는 경쟁을 해야 한다. 둘 중 한 명만 챔피언이 될 수 있지만, 결승전에서 만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 축하인사는 누가 받을까?

손흥민과 크루스는 한국과 호주를 대표하는 윙어다. 측면에서뿐 아니라 중앙으로 움직여서도 얼마든지 골을 터트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공격수들이다. 준결승까지의 기록에선 손흥민이 조금 앞선다. 손흥민은 4경기에 출전해 2골을 뽑고 있다. 크루스는 5경기에 모두 나섰지만 1골만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은 조별리그까지 공격 포인트가 없었지만 8강전(22일)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2골을 몰아쳤다. 크루스는 오만과의 조별리그 2차전(13일)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이후 3경기째 침묵하고 있다.

개인적 분위기에서도 손흥민이 조금 더 나아 보인다. 조별리그에서 감기몸살로 고생한 손흥민은 8강전과 4강전을 연이어 치르면서 몸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반면 크루스는 아직은 베스트 컨디션이 아닌 듯 파괴력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결승을 마치면 손흥민과 크루스는 다시 친구로 돌아간다. 그러나 한 사람은 축하를, 다른 한 사람은 위로를 받아야 한다. 결승 종료 휘슬이 울리고 난 뒤 악수를 나눌 때 축하인사를 받을 선수는 누구일까.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tyong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