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강한 박주호, 그의 진가는 지금부터

입력 2015-01-2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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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 스포츠동아DB

■ 슈틸리케호 ‘수비형 미드필더’ 박주호의 성공스토리

5경기 출전…득점찬스 7차례나 만들어
패스 성공률 91.0%…수비도 만점활약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통해 많은 태극전사들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한국이 무실점 5연승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골키퍼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직접 선택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컵에서 2골을 터트린 이정협(24·상주상무) 등은 선배 태극전사들 못지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들에 비해 주목도는 떨어지지만, ‘슈틸리케호’에서 없어선 안 될 선수가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주호(28·마인츠)다.

주장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 함께 팀의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는 박주호는 이번 대회에서 준결승까지 5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는 하나도 없다. 또 화려한 드리블을 선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좌우 수비수들이 공격에 가담해 빈 공간이 생기면 어김없이 가장 먼저 달려간다. 그는 관중을 즐겁게 하진 않지만, 벤치에 있는 감독을 미소 짓게 하는 선수다.

박주호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빼어난 플레이를 보여줬다. 5경기에서 패스 성공률 91.0%로 기성용(92.8%)에 이어 팀 내 2위에 올라있다. 290회의 패스를 시도해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전체 4위에 랭크돼 있다. 패스의 방향도 매우 고르다. 왼쪽 26.6%, 전방 28.6%, 오른쪽 29.0%다.

이뿐 아니다. 박주호는 5경기를 치르면서 동료들에게 득점 찬스를 7차례나 만들어줬다. 공격에 적극 가담하진 않지만, 정확한 패스로 공격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수비에선 태클 성공률이 무려 90.9%(11회 시도·10회 성공)에 달한다. 태클을 자주 시도하진 않지만, 결정적 순간에 정확하게 몸을 던져 상대의 볼을 차단했다는 얘기다.

박주호는 이번 대회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만 뛰고 있지만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대학과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할 때는 왼쪽 날개로 뛴 경험도 있다. 또 왼쪽 수비수도 맡을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부임 이후 박주호를 왼쪽 풀백으로 기용해 테스트한 적이 있다.

박주호는 기량에 비해 A대표팀에서 활약한 시간이 짧다. 같은 포지션에 이영표(은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2010년까지 있었고, 이상하리만치 대표팀에만 합류하면 부상과 부진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참여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가치를 인정받았고, 슈틸리케호에선 붙박이 멤버로 자리 잡았다. 박주호가 써내려갈 성공스토리는 지금부터가 진짜다.

시드니(호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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