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 사건 용의자 자수, 용의자 아내 계속된 설득에 경찰 찾아 “죄송합니다”

입력 2015-01-30 12: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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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CTV 영상 캡쳐

'크림빵 뺑소니 사건 용의자 자수'

충북 청주 ‘크림빵 뺑소니’ 사망사고 발생 19일 만에 피의자 허 모(38)씨가 경찰에 자수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 흥덕경찰서는 허 씨가 지난 29일 오후 11시5분쯤 아내와 함께 경찰에 자진 출두해 자수했다고 전했다.

허 씨의 아내는 이날 오후 7시쯤 ‘남편에게 자수하라고 설득 중인데 경찰이 출동해 도와줬으면 좋겠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허 씨의 아내는 이 사건을 다룬 방송 보도를 보고 경찰에 연락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한 후 곧장 허 씨의 아파트로 검거팀을 출동시켰으나 허 씨는 잠적한 상태였다. 허씨는 그러나 아내의 계속된 설득으로 같은 날 11시 쯤 경찰서에 찾아와 자수했다.

허 씨는 “사고 당시 처음에는 사람이 아닌 조형물이나 자루인 줄 알았다”며 “양심에 가책을 느껴서 자수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허 씨의 혐의를 일부 확인한 뒤 특정범죄처벌법상 도주차량 혐의로 체포했다. 이에 따라 용의자 허 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바뀌었다. 경찰은 허 씨를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이르면 30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허 씨의 아내는 남편이 사고 당일 술에 잔뜩 취해 들어와 ‘내가 교통사고를 냈다’는 등 횡설수설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허 씨의 차량도 사고 용의차량으로 이날 확인된 한국지엠의 ‘윈스톰’이었다.

박세호 흥덕경찰서장(수사본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CCTV 동영상에서 용의 차량이 지나간 시간과 사고 발생 시간이 정확하게 일치한다”며 “용의 차량으로 인터넷에 떠도는 BMW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 서장은 “사고 전후 4분간 이 일대를 통과한 차량이 없다”며 “용의 차량이 (사고 후) 큰길로 가지 않고 도중에 30m 정도 더 직진해 오른쪽 샛길로 빠진 것으로 봐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비록 허 씨가 자수했지만 경찰은 이번 수사 진행 과정에서 용의 차량 종류를 잘못 지목하는 등 초동수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당초 용의 차량을 BMW라고 특정했다가 29일 CCTV 추가 조사를 통해 회색 계통 윈스톰이라고 수정했다. 이날 검거 전까지 흥덕경찰서 측은 초동수사가 미흡했음을 시인하며 “폐쇄회로(CC)TV를 처음에 확보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경찰은 당초 BMW 승용차를 유력한 용의 차량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 왔다.

한편 임신 7개월 된 아내의 교사 임용고시 준비를 도우려고 화물차 기사 일을 하던 강 모씨는 지난 10일 오전 1시30분쯤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던 중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졌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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