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리포트] 손흥민 없는 레버쿠젠, 한국인 발걸음도 잠잠

입력 2015-02-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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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스포츠동아DB

“한국에서 왔다고? 오늘 손(흥민)도 없는데 취재 온 거야?”

레버쿠젠과 도르트문트의 독일 분데스리가 후반기 개막전이 벌어진 1일(한국시간) 바이아레나 기자석에서 만난 한 독일 기자가 먼저 건넨 질문이다. 그의 한마디에서 예상하듯 독일, 특히 레버쿠젠에선 ‘손흥민=한국선수’라는 등식이 확실히 아로새겨져 있다. 이날 손흥민은 현장에 없었다. 그 대신 지구 반대편 남쪽에서 2015호주아시안컵 결승을 치렀다.

이 때문일까. 평소와 달리 바이아레나에선 “대∼한민국”, “손∼흥민”의 외침이 들려오지 않았다. 항상 많은 좌석 점유율을 보인 한국 팬들의 발걸음이 뚝 끊긴 탓이다. 레버쿠젠의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레버쿠젠 시내 중심지와 기차역 등지에서 심심치 않게 많은 한국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경기 후에도 선수 전용 주차장 입구에는 사인을 받기 위해 손흥민을 기다리는 이들로 장사진을 이루곤 한다. 그래서 현지 팬들의 커뮤니티에는 손흥민이 간혹 실수를 하거나 부진할 때면 야유를 보내기 전에 반드시 주변에 한국인들이 있는지 살피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현장에선 우연히 딱 한 명의 한국인을 만나볼 수 있었다. 3주 일정으로 유럽 배낭여행 중이라고 밝힌 정희석(26) 씨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아시안컵 개막에 앞서 출국했는데, 당시만 해도 한국이 결승에 오르리라 생각을 하지 않아 레버쿠젠 홈경기 티켓을 미리 예매해 왔다. 결국 손흥민의 플레이를 눈앞에서 보려던 계획은 실패했다.”

경기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손흥민의 공백은 컸다. 올 시즌 레버쿠젠은 손흥민-슈테판 키슬링-카림 벨라라비의 3총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 중 공격 2선에서 동료들과 활발한 연계 플레이를 펼치는 손흥민의 역할은 아주 크다. 손흥민이 빠진 레버쿠젠 공격의 무게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졸전 끝에 0-0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손흥민은 19라운드 헤르타 베를린 원정(5일)에도 출전하지 않을 전망이다. 레버쿠젠 루디 펠러 단장은 앞서 “손흥민은 지난해 여름 브라질월드컵과 올 겨울 호주아시안컵을 거치면서 제대로 쉬지 못했다”며 얼마간 휴식을 보장했다. 결국 손흥민의 분데스리가 복귀무대는 8일 베르더 브레멘 원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레버쿠젠(독일)|박종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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